[돈이 되는 화폐 이야기] 9. 대한민국 여권, 세계가 주목한 ‘명품 여권’
조폐공사, 여권 설계부터 제작까지 맡아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항공권을 예매하고 숙소를 고르는 일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단연 여권이다. 낯선 나라의 입국 심사대 앞에서 여권을 꺼내는 순간, 우리는 이 작은 책자가 단순한 여행 서류를 넘어 국가의 신뢰와 국민의 자부심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대한민국 여권을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당당한 자신감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 여권 한 권으로 세계 192개국을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만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다. 전 세계 국가들의 비자 영향력 순위를 책정하는 ‘헨리여권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 따르면 대한민국 여권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한 여권’ 중 하나다. 이는 단순히 여행이 편하다는 의미를 넘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국제 사회에서 얼마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강력하고 정교한 그리고 세심하게 디자인된 대한민국 여권은 어디서, 누가 만드는 것일까? 대부분의 국민이 여권을 외교부에서 직접 제작하여 발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이 여권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주체는 바로 전자여권 제조.발급 전담 기관인 한국조폐공사다. 일반 대중에게 조폐공사는 ‘돈을 찍는 기관’으로 익숙하지만, 사실 이곳은 여권을 포함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고도의 정밀성과 보안이 요구되는 각종 국가 신분증을 제작하는 핵심 기관이다.
2021년 말부터 도입된 차세대 전자여권은 조폐공사의 고도화된 인쇄 및 보안 기술이 반영되어 있다. 내구성이 뛰어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을 사용해 개인정보면이 쉽게 훼손되지 않도록 했고, 최신 위변조 방지 기술이 다수 적용되어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보안성을 자랑한다. 외형 디자인 또한 주목할 만하다. 우리 문화유산의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넣음으로써, 여권은 이제 단순한 여행 서류가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품격을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대한민국 여권의 진가는 해외에 나갔을 때 더욱 실감 난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물론, 빠르고 간편한 신청과 발급 절차, 합리적인 발급 비용까지 이 모든 요소가 잘 갖춰져 있어 세계적으로도 ‘명품 여권’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러한 결과는 조폐공사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국민 중심의 운영 철학이 만나 이루어진 성과다.
여권은 단지 출입국을 위한 서류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국민에게 부여한 국제적 신분증이자, 국민이 세계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권리의 상징이다. 또한, 여권은 우리가 세계 어디를 방문하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국가의 얼굴’이다. 작고 얇은 책자 속에 담긴 품격 높은 디자인과 첨단 보안 기술, 그리고 전 세계가 인정한 신뢰의 믿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여권은 단순한 여행 문서를 넘어, 국가의 품격과 국민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존재다. 손에 쥔 작은 책자 안에는 세계 어디에서든 통용되는 신뢰와,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받는 권리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여권이 지금의 위상을 갖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음을 우리는 종종 잊고 지낸다.
여권을 단순한 인쇄물이 아닌, 위변조를 막는 고도의 기술 집약체로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장인정신과 치밀한 책임감으로 땀을 흘려온 사람들.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우리 여권은 국제적인 기술 수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품격까지 담아내고 있다. 여권 제조에 사용된 보안잉크 한 방울, 표지의 미세한 문양 하나에도 모두 의미가 있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집념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 여권은 오늘도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국민의 손에 들려 있다. 그리고 그 여권의 무게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견고히 떠받치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해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야말로 ‘국가 브랜드’를 조용히, 그러나 누구보다 확고하게 떠받치고 있는 숨은 주역이다.

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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