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고교생 미술대회서 “추락 직전 기장 얼굴 묘사하라” 물의…제주항공 참사 유족 “2차 가해”

수원대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술 실기대회에서 ‘추락 직전 기장의 얼굴 표정을 묘사하라’는 문제를 내 물의를 빚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대학 측에 진상조사와 사과를 촉구했다.
27일 수원대에 따르면 해당 문항은 지난 19∼20일 외부 대행사를 통해 진행한 미술 실기대회에서 조소(주제 두상) 부문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낸 문제에 포함됐다. 당시 조소 부문 참가 학생들은 2개 문항 중 한 개를 선택에 시험을 치렀다. 이 중 한 문항이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의 얼굴 표정을 묘사하시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항을 선택해 시험에 응한 학생은 3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회에서 수상하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등 입시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등 대학 측의 안이한 문항 출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원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등에는 ”혹시나 시험 보러 온 학생 중에 희생자 유가족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내가 출제한 것도 아닌데 창피한 것을 넘어서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수원대 측은 관리 소홀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수원대 관계자는 “최종 관리하지 못해 논란을 야기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전날 성명을 내 “참사로 희생된 조종사 고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그 가족을 포함한 모든 유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유가족 협의회는 “유가족들에게 그 마지막 순간을 상상하라고 강요한 이 문제는 예술이 아니라 고문이며, 표현이 아니라 조롱”이라며 “수원대는 전면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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