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 젖은 피부’가 더 위험하다고? 여름철 감전주의보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5. 7. 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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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감전사고 40% 여름에 집중
젖은 피부가 전류 저항력 떨어뜨려
감전된 사람 발견하면 119 신고
마른 나무 이용해 전기 차단해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어느 오후. 38도를 웃도는 뙤약볕 아래 50대 농부 A씨는 평소처럼 일을 마친 후 집 앞 마당에 놓인 간이 샤워기에서 땀을 식히고 있었다. 그런데 찬물을 틀자마자 팔에 찌릿한 통증이 퍼지며 몸 전체가 굳어버렸다. 잠시 뒤 정신을 잃고 쓰러진 A씨는 이웃의 신고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의 원인은 다름 아닌 샤워기 옆에 연결된 연장선이었다. 선풍기를 마당에 설치하기 위해 연결한 전선의 피복이 부분적으로 벗겨져 있었고 그것이 물줄기와 맞닿으며 전류가 누전된 것이다. 땀으로 젖은 A씨의 피부는 전기저항이 낮아져 있었고 그로 인해 전류가 손쉽게 몸을 통과했다. 병원에서는 ‘경미한 감전성 쇼크’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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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일상화하면서 여름철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샤워기, 선풍기, 야외 조명 등 물과 전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전기 제품을 사용할 때는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전선의 피복 손상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3년 한해 동안 발생한 감전 사고는 총 407건으로, 21명이 사망하고 38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인 6월부터 8월 사이에만 전체 사고의 약 37%에 해당하는 151건이 집중돼 이 시기 감전사고 위험이 다른 계절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땀이나 물에 젖은 피부는 전류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감전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설명한다.

감전은 외부에서 흐른 전기 에너지가 인체에 닿아 전류가 몸속을 통과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 몸은 6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있는데, 여기에는 나트륨, 칼륨, 염화이온 등 다양한 전해질이 포함돼있어 전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인체는 전기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 ‘생체 전도체’로 작용하며 전기가 닿을 경우 전류가 내부를 빠르게 관통할 수 있다.

전류가 몸속을 통과하면 열이 발생해 조직을 손상시키고 화상이나 신경·근육계의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전류가 심장을 지나면 심실세동이나 심정지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강직성 근육 수축, 의식 소실, 호흡정지 등의 중대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전류의 세기와 노출 시간이 길수록 위험은 더욱 커지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감전은 응급 상황으로 간주돼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전사고 유형 중 하나는 가정 내 콘센트나 전기제품과의 직접 접촉이다. 손가락이나 금속 물체를 콘센트에 넣는 행위, 절연이 벗겨진 전선이나 파손된 전자기기를 만지는 행위 등은 감전 위험을 높인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에는 안전커버를 설치하고 전선이나 기기에서 손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한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덮개가 달린 콘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기가 많은 욕실이나 주방처럼 습한 환경에서 전기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감전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비 오는 날이나 습도가 높은 야외에서 충전기를 사용하는 경우 전기 흐름이 불안정해져 누전 위험이 높아진다. 가급적 습기가 많은 장소와 야외에서는 전자기기 사용과 충전을 삼가고 건조한 실내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픽사베이
전문가들은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전기 설비의 안전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전 중인 기기나 전원 케이블의 상태도 수시로 점검해 손상된 부위가 발견되면 즉시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한다.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은 과부하와 발열로 인해 감전과 화재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전선 피복에 벗겨진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전자기기를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고 예방의 핵심이다.

고경완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과장은 “여름철에는 장마와 폭우 등 높은 습도로 인해 전기설비 누전 위험이 크게 증가하며 에어컨과 선풍기 등 전자기기 사용도 늘어나 감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휴가철에는 평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나 야외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전 사고는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응급상황인 만큼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감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감전된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누전차단기 등을 이용해 전원을 즉시 차단해야 한다. 전기 차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절연 장갑이나 마른 나무 막대기처럼 전류가 통하지 않는 도구를 이용해 감전된 사람을 전원으로부터 분리해야 한다.

이후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말을 걸어 의식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 만약 의식이 없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119에 신고하게 하고 즉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외상이 없거나 겉보기에는 가벼워 보여도 내부 장기 손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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