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특집] 보수대혁신 (4) 국민의힘 수권정당 되려면 TK유권자들이 중수청과 눈높이 맞추려는 노력 필요

이영란 기자 2025. 7. 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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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진단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유권자들이 민주의식으로 인물선출
중도 수도권 청년들과 함께 가려는 노력 필요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지낸 김영수 영남대 정외과 교수(한국정치평론학회 회장)은 최근 붕괴 직전 수준의 위기를 겪고 있는 보수정당, 국민의힘이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영남권, 그 중에서도 특히 대구경북의 유권자들의 민주주의 의식 확립과 이에 걸맞는 인물 선출이 필수적"이라면서 "그 전제조건은 이른바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 유권자들의 눈높이와 함께 가려는 노력"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당내 인사 문제와 지역·세대 갈등, 극단주의 배제, 그리고 헌법재판소 판결 수용 등을 통한 근본적 혁신 없이는 보수정당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김 교수를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인터뷰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후 현재까지 평가한 소감은?

▲지금까지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역시 인사 문제가 꼬인 것은 사실이다. 보은과 의리 인사, 부적격자 임명이 계속 드러나 인사 기준과 설명 부족이 신뢰를 갉아먹는 상황이다. 국'민주권 정부'라는 국정 운영 이념과 전혀 맞지 않는 인사의 강행은 큰 문제이다. 특히 '강선우 사례'처럼 대통령이 왜 어떤 인사는 안 되고, 다른 인사는 되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게 혼란과 불신키웠다.

-보수 대개혁을 위해 윤석열 탄핵 논란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힘이 찬탄이냐 반탄이냐 이걸로 계속 나누어서 싸우고 있지 않나. 이걸 어떻게 봐야 되는지를 전문가 입장에서 정리를 해볼까요.

▲지금 찬탄 반탄으로 나눠서 싸우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문제이다. 결국 민주주의를 당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하고 탄핵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사실 자유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헌법을 지켰다고 말할 수가 없다. 처음에 그 문제가 터졌을 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 트라우마'가 있어서 사실 선뜻 '찬탄'으로 가기가 좀 심리적으로 굉장히 벽이 있었다. 그래서 주춤주춤했다. 그러나 헌재 판결이 난 이후 지금도 탄핵 문제를 '민주주의 관점'에서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을 포기하는 것이랑 다름 없다.

- '반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 부정적인 것 같다.

▲영남 소위 낙동강 정당으로서의 영남 당심이 있고, 여기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당심이 있다. 소위 한강 정당하고 낙동강 정당이 지금 두 개로 분열되고 있는데, 영남권이 책임 당원 수가 월등 많으니 당이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당심과 이른바 '중-수-청'의 생각이 괴리 되는 측면이 많다. 그래서는 정권창출이 어렵다는 것은 정치권의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닌가.

보수 정당 내에서 수도권 정당으로 갈 건지 영남 정당으로 갈건지 그 문제를 놓고 오랜 갈등과 혼란이 있었고 세력이 나뉘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수도권 정당'이 되어 대통령 선거도 이기고 총선도 다 이기고 했는데, 이게 뒤집어진 거다.

결국 '영남 정당'으로 회귀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해 망하고, '윤석열'을 영입해 정권 창출해 봤는데 그것도 폭삭 망한 거다. 그 과정을 쭉 보면은 결국은 '낙동강 정당의 정체성'을 가지고 해보려다 계속 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핵심에 들어가 보면 이게 다 '보수 정당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맞닿아 있고, 이것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 정립이 안 돼 있었던 거다.

-보수 진영의 '민주주의 의식이 박약'?

▲1987년 대한민국은 '타협적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었고, 보수가 선제적으로 역시 대통령 직선제 등 민주주의 원칙을 수용해 노태우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 뒤 3당 합당으로 산업화 민주화 세력으로 당시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들은 권력에서 다 배제됐다. 제도권으로 복귀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 때였다. 타협적 민주화의 가장 큰 의의는 유혈사태 없이, 그리고 민주주의의 역진 현상이 없이 체제를 안정적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정말 드문, 기적적인 일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서, 보수정당이 민주주의의 본질, 원칙에 대한 깊은 성찰을 미뤘다는 점이다. 그 문제가 12.3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낳은 거고, 지금 찬탄-반탄 논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현재 보수의 혼란도 설명이 가능하겠다.

▲ 민주주의에는 절차적 문제 등 다양한 측면이 있는데, 보수진영 내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자기 성찰이 부족했다. 그 결과, 오늘날 윤석열 정부처럼 민주주의의 본질을 위협할 수 있는 극단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던 거다. 기본적으로 12.3 비상계엄은 잘못이다, 민주주의를 어겼다'는 데에는 대체로 국민적 동의가 있다고 본다.

저는 계엄과 탄핵은 세트로 본다. 내란 여부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겠지만, 이미 헌법재판소 판결문에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위반했다고 명시돼 있다. 헌재 판결 이후 국민적 저항도 없었다. 그랬으면 당연히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결단을 했어야 한다.그게 건강한 당 아이덴티티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탄핵 심판 국면에서 탄핵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 아닌가.

▲이건 당 내부 문제라기보다, 보수 진영 전체의 지지 양상과 관련이 크다. 탄핵 논란 국면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40%대 까지 치솟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서 민주당의 입법독재를 내세우며 정당성을 계속 주장했고, 국민 일부도 그 논리에 상당정도 동조했다. 확실히 계엄령에 이르게 한 민주당의 입법 독재가 심각한 매우 큰 문제이지만 그래도 그 해법이 비상계엄이어선 안된다.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지 않나.

▲사실이다. 그러나 4월11일 한국갤럽발표에 따르면 국민의 69%, 중도층 80%가 헌재 판결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있다. 이같은 국민 다수의 여론을 부정한다면, 민주주의체제에서 민심을 얻고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 가장 중요한 점은 영남권 유권자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갖는 것이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거나 이념적으로 치우친 인물을 배제하고, 책임감 있고 젊고 참신한 인물들을 선출해야 한다. 현재 국민 다수가 헌법재판소 판결을 수용하는 만큼, 이를 존중하지 않고 지역주의에 매몰된다면 다수 국민의 민심을 얻기 어렵고, 진정한 수권 정당이 될 수 없다. 영남 유권자가 정치적으로 대오각성해야 수도권과 중도층 지지를 회복하는 길이 열린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반탁' 측, 김문수 대선후보를 평가하면?

▲김문수 후보는 순수하고 이상주의적 정치인으로서 대선때 잘 싸웠다. 그러나 22번이나 단일화를 약속하고도 번복했고,탄핵의 강을 못 건넜다.무엇보다도 그의 시대는 지났다. 김문수 후보로는 '국민의힘의 수권 정당화와 진정한 혁신'은 어려울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어떻게 보나.

▲조기대선 국면에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정상적 리더십을 보여줘서 희망을 품었는데 '혁신위원장' 자리를 하루아침에 그만두는 것을 헌신의 마음이 없구나'고 느꼈다. 국가를 끌고 가려는 사람은 무게감 있게 처신해야 되는데, 아쉽다.

-한동훈 전대표는?

▲ 당이 어려울 때 나와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준석 의원의 '동탄 모델'은 수도권, 젊은층을 상징한다. 시간은 이준석 의원 편이라고 본다. 국민의 힘이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 보수 정치의 판도를 변화시킬 기회를 가질 것이고 본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유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보수정당이 회생하려면 대구경북 유권자의 성찰과 혁신 의지가 필수적이다. 대구경북은 책임당원이 가장 많은 곳이다.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민주주의 원칙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을 선택해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이미 대구경북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0선의 30대 청년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아 당 혁신을 주도하게 하지 않았나. 결과적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약간 껄끄러운 점이 있었어도 이준석 대표를 끌어 안고 갔으면 폭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 이준석 대표를 뽑아낸 대구경북의 전략적 선택에 민주당이 깜짝 놀라던 모습이 기억난다. 다시 한번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수는 수도권 및 중도층 지지를 완전히 잃고 정치적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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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학장 프로필

김영수 학장은 충남 금산 출신으로 대전고, 성균관대 정외과,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7년 서울대학교에서 『고려말과 조선조 건국기의 정치적 위기와 극복과정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교정치, 동양정치사상 전공인 김 교수는 대통령실 연설기록비서관,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 회장, 영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정치평론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 『건국의 정치: 여말선초, 혁명과 문명전환』(이학사, 2006)은 한국정치학회 학술상(2006), 제32회 월봉저작상(2007)을 수상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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