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쿠바 좌파영웅' 동상 철거 놓고 정쟁 불거져
![멕시코시티에 설치돼 있던 체 게바라·피델 카스트로 동상 조형물 [멕시코시티 공공기념물 위원회(COMAE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7/yonhap/20250727015948750spic.jpg)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에서 우파 성향 구청장의 '쿠바 좌파 영웅' 동상 철거를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콰우테모크 자치구청장 엑스(X·옛 트위터)와 멕시코시티 공공기념물 위원회(COMAEP) 보도자료를 보면 콰우테모크 당국은 최근 타바칼레라 공원에 있던 체 게바라(1928∼1967)·피델 카스트로(1926∼2016) 동상을 뜯어낸 뒤 보호 비닐랩으로 감싸 임의 시설로 옮겼다.
이는 우파 야당 소속 알레산드라 로호 데라 베가(39) 구청장 지시에 의한 것인데, 베가 구청장은 엑스에서 쿠바 혁명을 이끈 두 사람을 "독재자"라고 비판하며 동상 철거가 정당함을 역설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체 게바라와 후에 수십 년간 쿠바 정부를 이끈 피델 카스트로는 1955년 멕시코시티에서 사진사로 일하며 쿠바 공산 혁명과 게릴라 투쟁을 계획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멕시코 주요 정치·상업 시설이 밀집한 콰우테모크 구에는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회합했던 장소인 카페도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 사망 이듬해인 2017년 콰우테모크 구는 주민들 요청에 따라 벤치에 앉아 두 사람이 대화하는 형상의 가로 1.4m·세로 1.3m 크기의 청동 조각상(무게 250㎏)을 만들어 공원에 배치했다.
이 형상물은 이후 페인트로 훼손되고 승인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수난을 겪었으나, 2020년 멕시코시티 공공기념물 감독 당국(COMAEP)의 재설치 승인으로 제자리를 찾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베가 구청장은 그러나 동상들이 부적절하게 설치됐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쿠바 주민은 식량난과 전기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피델 카스트로 통치하에 있던 거의 반세기 동안에는 침묵을 강요받았다"면서 "피델과 체를 혁명가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한 편에선 커다란 고통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좌파 여당 지지자들은 이에 대해 "베가 시장의 이념적 편향성에 따른 불법 철거 지시"라며 감사원 등에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날 관련 고발장을 낸 빅토르 우고 로모 멕시코시티 시의원은 엑스에 "우리는 공공 문화유산과 사상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면서 "두 사람(체와 피델)의 '만남'을 기념하는 작품을 자의적으로 없앤 공직자의 권한 남용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적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역시 정례 기자회견에서 "동상 철거는 합법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쿠바에서 휴가를 보낸 적 있다는 (베가) 구청장의 위선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멕시코시티 시 당국은 "우리에게 철거에 필요한 공식적인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자체적으로 이 사안을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베가 구청장의 '뒤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베가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카탈리나 몬레알(39) 현 국가사회경제연구소장을 누르고 구청장에 당선됐는데, 당시 몬레알 측의 부정개표 주장에 따른 재검표 등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카탈리나 몬레알 소장은 과거 체 게바라·피델 카스트로 동상 설치를 주도했던 리카르도 몬레알(64) 전 콰우테모크 구청장(현 연방 하원의원)의 딸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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