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배·가슴 아래 감각 이상과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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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의사로서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뇌 질환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위치가 뇌와 말초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일반인의 이해도 또한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의 중간에 있는, '척수 질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척수 질환으로 환자가 겪게 되는 불편은 병변의 범위나 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하지 근력 저하, 가슴 혹은 배의 일정 부분 이하 전체 감각 이상, 대소변 장애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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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의사로서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뇌 질환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뇌경색에 대해서는 대화가 수월하지만, 말초신경병증에 대해 이야기하면 병명부터 낯설어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위치가 뇌와 말초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일반인의 이해도 또한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의 중간에 있는, '척수 질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척수는 크게 뇌와 말초신경을 이어주는 경추에서 요추까지 이어진 중추신경이다. 척추가 보호하고 있어 눈으로 잘 볼 수 없지만, 생고기집에서 나오는 등골이 바로 척수다.
척수 질환으로 환자가 겪게 되는 불편은 병변의 범위나 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하지 근력 저하, 가슴 혹은 배의 일정 부분 이하 전체 감각 이상, 대소변 장애로 요약된다. 이는 척수가 뇌에서 생성된 신호를 말초로 전달하거나, 반대로 말초에서 느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병변이 생기면 신경을 통한 신호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운동에 대한 신호, 감각에 대한 신호, 그리고 대소변 조절의 이상 신호로 위와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환자에 따라 대표적인 세 가지 증상 모두 나타나기도 하지만, 한두 가지 증상만 조합되거나 증상이 약한 경우에는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간혹 질환에 따라서는 시력이 떨어지는 시신경 이상도 동반되기도 한다.
척수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우선은 압박성 병변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외상, 종양, 퇴행성 척추 질환, 척추 골절 등이 포함된다. 그 다음으로 척수의 염증(주로 자가면역성), 감염성 질환, 척수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척수 경색, 그리고 각종 대사성 질환(비타민 관련 질환이 상대적으로 흔함) 등이 대표적이다.
검사는 척추 MRI로 해부학적 구조 이상, 척수의 염증 유무, 경색의 유무 등을 확인한다. 이어서 척수 주변에 존재하는 뇌척수액을 채취해 단백질양, 염증 관련 이상 소견을 확인한다. 아울러 혈액으로부터 자가면역에 대한 항체, 대사성 질환에 대한 수치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자가면역성으로 발생하는 시신경척수염, MOG 항체 관련 질환의 경우에는 혈액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항체 검사 정보가 유용하므로 반드시 시행해야 하며,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진단 과정 중 필수적이다.
치료는 원인에 맞춰 방향이 달라진다. 만약 압박성 병변이 원인이면 수술로 이를 제거한다. 만약 감염성 질환이 원인이라면, 원인 병소에 따라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투여하게 된다. 자가면역성이라면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혈장 교환술 등과 같은 면역 관련 치료가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대사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에 부족한 비타민을 주사 및 복용하기도 한다. 여기서 시신경척수염 혹은 MOG 항체 관련 질환의 경우에는 장기적인 면역 억제제 투여가 필요하다.
척수 경색은 증상 발생이 급성이라 다른 원인과 차이가 날 수 있으나, 증상을 급성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가면역성에 대한 치료는 물론 혈행 개선을 위한 약제 투여, 그리고 뇌척수액을 다량으로 배액하여 척수강 내를 음압으로 만들어 혈행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척수 경색은 다른 원인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척수 질환은 상대적으로 드물어서 일반인에게는 그 증상이 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척수 질환이 발생하여 증상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척수 질환 증상에 대해 다시 확인하고, 필요시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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