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수 의성군수 “청년과 어르신 모두 행복한 ‘10만 공동체’ 만들겠다”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 의성에 새로운 기회…지연될 순 있어도 취소되진 않을 것”
(시사저널=경북 의성 = 이강산 기자)

"김주수 군수, 사람 좋지. 그 사람은 의성을 위해서 할 만큼 해줬어." "그래도 그 군수 오고 나서 의성이 확실히 많이 달라지긴 했지."
경북 의성군에서 6일간 만난 군민들이 내놓은 김주수 의성군수에 대한 평가다. 시사저널은 소멸 위기 지역인 의성에서 지난 18일부터 6일의 시간을 보내며 많은 군민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군민들은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 지연과 의료 시설 등 인프라 부족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김 군수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군수는 지난 2014년 43대 의성군수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3선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의성군청에서 그를 만나 지방 소멸 대책에 관해 물었다.
의성군의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방 소멸 문제는 오래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그 원인은 결국 우리나라가 그간 정책적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를 추진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인적·물적 재산들이 몰리게 돼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 물론 국가적으로 빠른 발전을 위해 효율성을 추구할 필요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업과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문화·의료·생활 인프라 등도 대부분 수도권에 만들어지게 되면서 현재 청년들과 출생아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다. 저도 고향이 의성 안계면인데 여기서 중학교까지 졸업하고 도시로 나갔었다. 그런 사회 현상들이 오랜 기간 축적되면서 이른바 '지방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특히 의성은 순수 농업 도시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산업화 중심의 국내 발전 구조와 멀어져 인구가 더 많이 빠져나간 측면도 있다. 결국 중앙정부의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의 발전 정책이 오랜 시간 누적돼 온 것과 의성의 농업 중심 구조가 지방 소멸 위기를 심화시킨 것이라고 본다."
소멸 위기 속에서도 의성군이 최근 4년 연속으로 청년 귀농 인구수 1위를 기록했는데.
"지역이 고령화되면서 청년 인구가 줄어 인구구조의 건전성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청년 수가 적고 고령 인구가 많다 보니 표를 의식해 정책과 예산도 자연히 고령층 위주로 흘러갔고, 이에 따라 청년 유출은 더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런 구조를 끊기 위해 2014년부터 청년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가장 먼저 지역 청년들이 지역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년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외부 청년 유입을 위해 서울시와 협력해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열게 됐다. 청년들이 직접 의성에 거주하며 농업이나 서비스업 등 지역에서 가능한 일들을 체험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팜을 통한 창업 성공 사례가 나왔고 다양한 업종에서 청년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주거·문화·의료 등 정주 여건도 함께 개선해 왔다. 앞으로는 정착한 청년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청년 정책 외에도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지방소멸 문제는 단순히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의성군은 땅이 넓고 자두·가지·고추·사과·쌀 등 농산물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생산만으로는 지역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농산물의 유통·가공·관광 연계까지 포함한 고부가가치 산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농업의 디지털 전환이 핵심이다. 스마트팜과 노지 디지털 농업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청년층도 진입할 수 있는 농업 환경을 만들고 있다. 또한 인구 유입과 지역 발전을 위해 대구·K-2 군 공항 통합 이전을 적극 유치했고, 이와 연계된 항공 물류·정비·도시개발과 관광·식품 수출 산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세포배양 산업도 초기부터 꾸준히 추진해 지금은 중앙정부에서도 주목하는 지역 전략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드론 분야 역시 실증 시험센터와 안티 드론 훈련장 등을 통해 국방·치안 연계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복지 분야 관련해서는 노인 의료·복지 통합 모델을 위해 2020년부터 '의성형 복지'를 준비해 왔고, 2023년엔 보건복지부의 노인 의료 통합돌봄 시범사업 군 단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지역 노인들이 익숙한 생활 환경 안에서 끝까지 살 수 있도록 돕는 모델로, 전국 농촌형 복지의 선도 사례가 될 것이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에 대한 군민들의 기대가 큰 상황인데, 현재 사업 진행 과정은 어떤가.
"군민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사업은 2016년에 시작해서 2020년에 최종 확정됐고,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은 큰 틀에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군 공항은 기본계획이 확정돼서 절차대로 추진 중이고, 민항은 국토부가 다음 달 고시를 목표로 기획재정부와 타당성 협의 중이다. 또한 현재 의성군에서 토지 보상 등 실질적인 절차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다소 사업 진행이 늦어진 이유는 군위군과 의성군이 공동 사업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해관계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었고, 이걸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대구시·경북도·관계 부처 간의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져 방향은 잡힌 상태다. 다만 재정과 운영 방식에 대한 최종 조율이 남아 있고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조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2030년 개항 목표는 일부 지연될 가능성도 있지만 사업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건 아니다. 공항이 개항하면 의성은 물류·교통·산업 측면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그에 맞춰 지역 발전도 본격적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
신공항 건설뿐만이 아니라 대학이나 기업 유치에 대한 군민들의 바람도 있는데.
"공항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물류와 정비 중심의 산업 유치가 가능해진다. 그를 대비해 약 100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도 이미 진행 중이고, 여기에 바이오·드론·세포배양 등 미래 산업 관련 기업들이 점진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 산업단지는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늦어도 하반기에는 완료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실제 기업 유치도 본격화될 것이다.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도 의성에 들어와 있는 만큼 관련 연구와 산업 연계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 다만 대학 유치는 아직 쉽지 않다.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고, 지방 대학은 수도권으로 통합·이전되는 상황이라 지금 당장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대학 유치는 좀 더 여건이 성숙된 이후에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로선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 응급실 등 의료 시설이 부족하다는 군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성은 서울보다 면적이 두 배 가까이 넓지만, 중앙정부는 군 단위에 응급실 하나만 지원해 준다. 그래서 서부 지역인 안계면에 따로 응급의료기관을 지정받아 24시간 운영 중이다. 문제는 예산을 들여도 의사를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의사들에게 연 4억 원을 준다 해도 지방은 안 온다. 그래서 산부인과나 소아청소년과도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퇴직한 교수나 외부 병원 원장이 와서 겨우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공공산후조리원도 없어서 지금은 정부 지원 88억을 받아 새로 짓고 있는 중이다. 보건소는 리모델링해 응급 대응 체계를 갖춰놨지만, 병원 수준의 진료를 보장하긴 어렵다. 병원을 응급기관으로 지정하려고 군에서 4억까지 지원하려 했지만 맞지 않아 무산돼 현재 새로운 병원을 찾는 중이다. 결국 의료 인프라는 인구 문제와 연결된다. 수요가 적다 보니 민간 병원이 들어오기 어렵고, 군이 직접 보조하면서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들다. 지역 의사 배정과 전공의 배치 같은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농촌 의료는 이제 정부가 책임지고 풀어야 할 국가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어려운 여건임에도 의성군의 최근 2년 연속으로 전국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최고 등급을 받았다. 타 지자체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씀드린 청년 정책이나 바이오산업, 다양한 정주 지원은 단순한 개별 사업이 아니라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안에서 유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계획이다. 청년들이 정착하려면 창업 지원·주거 공간·커뮤니티 공간 등 복합적인 인프라가 필요하고, 세포 배양 바이오산업처럼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기반도 필수다. 문제는 이를 추진하는 데 지방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의성군은 이 모든 정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국비를 연계해 신청했고, 해당 사업들이 미래 연계 산업으로서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저희는 사업을 준비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인 용지 확보를 사전에 미리 해둬서 실제 사업이 선정된 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계획성과 실행 가능성이 다른 지역 대비 의성이 경쟁력을 갖춘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현재 진행 중이거나 구상하고 있는 인구 소멸 위기 대응책이 있나.
"예전에는 의성을 떠올리면 마늘과 노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컬링·청년·스마트 농업 등 미래와 희망의 이미지로 점점 바뀌고 있다. 이는 청년 정책과 함께 드론·바이오·디지털 농업·공항 이전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다. 또한 AI(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을 복지나 농업 등 지역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고민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를 위해 젊은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TF팀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인재 공급 체계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AI 마이스터고와 K-U CITY 사업 등을 통해 청년 인력을 키우고 연결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에 있다. 의성은 군 단위지만 세포배양이나 드론 산업처럼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작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온 경험이 있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의성군의 생활 인구를 늘리기 위해 관광 활성화 등을 포함해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의성은 산수유 축제나 마늘 축제처럼 대표적인 지역 축제가 있긴 하지만 그동안 축제나 관광이 다양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특히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중요한 건 정주 인구뿐 아니라 생활 인구를 늘리는 것인데, 의성은 평균보다 생활 인구 비율이 낮은 편이라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엔 희망적인 변화도 있었다. 의성에 국가지질공원이 12곳 지정됐고 올해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도 추진 중이다. 이런 자원을 단순한 하드웨어로 두지 않고, 체험 중심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사람들이 머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또 위천변 파크골프장처럼 전국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고 컬링 같은 스포츠 자산도 잘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존 축제를 더 다양화하고 관광·체험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어 의성에 사람들이 자주 찾고 오래 머무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사실 그간 축제나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축소된 점은 아쉽지만, 이제는 새로운 방향으로 확대하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다."
인구 구조 변화 속에 의성이 꿈꾸고 있는 미래는 무엇인가.
"인구를 무작정 많이 늘리는 것보다 의성의 경우 10만 명 내외의 적정한 규모 속에서 세대가 어울려 살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항이나 바이오산업 같은 기반이 생기면 인구도 어느 정도 늘 텐데 그 안에서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일자리도 있고, 돌봄도 받고, 문화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예전에 유학 당시 미국 위스콘신주의 매디슨이라는 도시를 가본 적이 있다. 그 도시는 인구가 30만 명 정도지만 대학·병원·문화시설이 잘 어우러져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의성도 그런 모델처럼 산업과 인프라가 조화롭게 갖춰진, 작지만 강한 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지금도 서울대 인구정책센터와 함께 장기적인 인구 구조 분석을 진행 중인데 노인은 줄고 청년 중심으로 전환되는 긍정적인 변화가 보인다. 여기에 맞춰 어르신은 지역사회가 케어하고, 아이들은 지역이 함께 키우고, 청년은 즐겁게 일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돌봄·문화·산업이 함께 가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KTX·공항·고속도로 등 교통망도 점점 확충되고 있고, 공항과 연계된 물류 산업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는 작지만 자립 가능한, 5만 내지 10만명 규모의 도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도시가 진짜 지속 가능한 미래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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