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M] 라푸푸는 잡고 라부부는 띄우자‥짝퉁과 전쟁하는 중국


라부부(Labubu)라고 하는 인형입니다. 중국의 캐릭터기업 팝마트(Pop mart)에서 팔고 있는 인형인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잠잠하지만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블랭핑크의 리사나 마돈나,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손녀까지도 이 인형에 폭 빠져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인형 때문에 지금 중국의 세관들마다 난리라고 합니다. 무슨 일일까요?

중국 상하이 세관의 창고로 가보겠습니다. 상자마다 인형들이 쌓여있습니다. 그 상자의 인형 중 하나를 꺼내더니 세관관리가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이 인형을 보세요. 숨겨진 발바닥이 있습니다."
"발바닥의 제조회사이름이 있지요. "언뜻 보면 팝마트(Pop Mart) 같죠? 잘 보세요. 철자가 달라요. 폽(Pob Mart)입니다. 팝마트 인형의 짝퉁제품이란 증거입니다."
!['Pop Mart' 대신 'Pob Mart'가 찍힌 짝퉁인형 발바닥 [AP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6/imbc/20250726091607520azer.jpg)

이렇게 세관원이 기자에게 열심히 왜 이 라부부 인형이 가짜인지 진지하게 설명합니다. 철자 단 하나를 틀리게 해서 사는 사람들은 헷갈리게 하되 법적으론 똑같이 상표를 베낀 건 아니라는 피할 구멍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짝퉁 상표 만들기의 전형적 기법이죠.
아무튼 이렇게 올 들어 상하이 세관에서만 가짜 팝마트 인형 수출을 80건 적발했다고 합니다. 대부분 가짜 라부부 인형인 압수한 짝퉁인형은 6만 3천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홍콩으로 수출되는 상품이 나가는 주하이의 세관에서도 가짜 라부부 인형이 지난달에만 2만 개가 압수되는 등 중국 전역의 세관에서 짝퉁 라부부 인형 단속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라푸푸 외에도 형제(?)라 할 가짜 인형들의 종류는 그 뒤로 더 늘어났습니다. 라투투, 라바바, 라고고, 라불리 등 'La'로 시작은 하는데 그 뒤 철자는 헷갈리게 틀린 인형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답니다.
견디다 못한 팝마트사가 아예 이런 가짜 상품을 막기 위해 상표를 선제 등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팝마트사는 지난달 11일에 'Lafufu'상표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라푸푸라는 유사상표를 달고 도매시장 등에서 팔리는 가짜인형들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라부부 진품여부 검사하는 중국세관원 [douin]](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6/imbc/20250726091607870wzqv.jpg)
중국 세관은 또 이례적으로 친절하게 가짜 라부부 인형을 골라내는 방법을 설명하는 인터뷰까지 하고 있는데요. 왕링줜 중국 헤관총서 부국장이 지난 14일 국무원 정보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가 제시한 단 하나의 확실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짜 라부부를 찾아내려면 날카로운 이빨이 9개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짜인형은 이빨 수가 달라요."
네 "진짜 라부부는 이빨이 9개!"입니다.
![노점에서 파는 가짜 라부부들 [douin]](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6/imbc/20250726091608041bolv.jpg)
정품으로 1개 가격은 우리 돈 2만 7천 원 정도지만 내놓으면 바로 팔려 새 인형이 발매되는 날이면 새벽부터 팝마트 앞에 줄 서서 사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중고가 더 비싸서 패션브랜드와 콜라보한 세트제품은 신품의 10배 가까운 240만 원에도 팔린다고 합니다. 사기도 어렵고 비싸니 가짜의 수요는 큰 제품인 거죠.
그래서 중국정부는 작년까진 이런 가짜인형들이 시장에서 팔리는 것을 방관했습니다. 원래 중국의 산업이 외국의 인기제품을 베끼는 것에 관대했고 특히나 디자인 분야의 지적재산권은 특히 더 인식이 떨어졌으니까요. 더구나 재래시장에서 복제인형이 팔리는 것에까지 행정력을 쓸 생각은 안 했을 겁니다. 오히려 수십억 개의 인형을 만드느라 중국의 봉제산업이 바쁘게 돌아가니 경제적 면에서도 좋다고 봤을 겁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입장은 돌변했고 특히 올해 6월을 기점으로 '라푸푸'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습니다. 이에 맞춰 중국지식재산권국이나 신화통신 등이 지난달부터 집중적으로 띄우고 있는 건 중국의 지적재산권(IP) 경제입니다.
신화통신도 지난 4일 '라부부와 그너머, 중국의 지적재산권 경제의 부상을 해석한다'란 기사에서 라부부가 중국의 지적재산권 경제의 새 아이콘이 됐다며 중국이 문화부흥을 통해 경제도 활성화하는 계기를 잡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적재산권부의 관리들도 중국 언론에서 지식경제를 키우기 위해선 라부부를 비롯한 캐릭터산업 디자이너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국적인 라푸푸 즉 가짜 라부부 단속이 동시에 시작된 겁니다.

그런데 올해 예상되는 매출은 더 어마어마합니다. JP모건이 추산한 것으론 140억 위안, 우리 돈으로 2조 7천억 원에 이릅니다. 이 정도면 가짜를 막고 진짜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팝마트의 주가도 작년 이후 무려 6배 넘게 뛰었습니다. 이렇게 팝마트 자체가 거대기업이 되고 대규모 매출을 올리니 가짜인 라푸푸는 잡고 팝마트의 주력 라부부를 계속 더 키워야 하는 게 중국정부에도 경제를 살리는 길이 된 겁니다.

물론 오공이나 너자2의 경우엔 인기를 모은 국가나 연령층이 제한적으로 보이긴 하는데요. 또 라부부도 창작자인 카싱롱이 북유럽의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 것을 보면 중국의 고유문화가 낳은 히트작이라고 평가하는 관영매체나 인터넷의 반응은 너무 민족주의적 해석으로 보입니다.
물론 다른 문화권의 서사에서 소재를 가져오는 건 오히려 보편성을 살리는 좋은 창작이고 그 제품을 글로벌 히트작으로 키운 팝마트도 사실상 벤처기업으로 시작했다는 역동성은 주목해야겠습니다. 물론 우리는 오징어게임과 '케데헌' 같은 이미 더이상 평가할 것 없는 히트작들을 가진 나라지만 K컬쳐의 붐을 벤치마킹하고 있을 중국 지식경제의 움직임은 주시할 만합니다.
《뉴스인사이트팀 전봉기 논설위원》
전봉기 기자(leadship@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739655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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