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단수의 세상읽기] 말 없는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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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친분이 있는 신부님 소개로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장애인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어떤 식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말을 할 수 있는 기적을 일으켜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들이 이 세상을 택하여 윤회의 여행을 할 때는 어떤 목적이나 깨우침, 그리고 부족함을 채우려는 간절함도 있지만, 우리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희생이며, 영혼의 성숙함을 우리에게 선물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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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말을 할 수 있는 기적을 일으켜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누가 들으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도 모르게 무작정 약속을 해버렸다. 몇 날 며칠을 고민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어떤 질타가 따라올까 하는 걱정으로 며칠을 보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다른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마음을 편히 먹기로 했다.
약속한 날이 되었다. 평소 신부님의 두터운 신뢰가 있었기에 여러 사람의 관심 속에 기도를 시작했다. 긴장감에 휩싸인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갑자기 그 농아 부부가 동시에 손을 들더니 수화를 하시는 분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분의 기도로 왜 우리가 농아라는 장애를 가지고 세상에 나왔는지 이유를 알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현실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깨닫게 되었으니 지금의 장애를 굳이 고칠 마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분도 그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을 인정하고 거기에 만족하면서 긍정적인 생의 방식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이다.
어떤 응답을 받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밝은 모습으로 만족하셨기에 훈훈하게 마무리를 하고 저녁 자리를 가졌다.
신부님이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오셨다. 이런 능력을 성당에 다니시면서 발휘하시면 어떻겠냐고. 즉시 답을 주기가 어려워 일단 알겠노라고 했다. 잠시 뒤 껌을 팔러 오신 분이 있어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고 근처 편의점으로 가 잔돈을 교환한 후에 몇 통을 팔아 드렸다. 낯선 이방인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것을 목격하게 된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했다. 좀 전에 성당을 다니시라고 권유를 했는데, 굳이 안 나오셔도 될 거 같다 하시며 손을 잡아주셨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장애인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은 그들은 결코 현생의 삶을 부정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정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지금의 나를 누구와 바꿀 수 없듯이 현실의 어려움을 수긍하며 아름답고 소중한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 그들의 삶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였다. 그런 삶은 숭고하다. 그런데 잘못된 교육과 섣부른 인식이 그들과 주변을 흔들어 깨운다. 배가 고플 것이라는 어리석고 잘못된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의 방법대로 충분히 행복하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가 오히려 장애인이다.
그들이 이 세상을 택하여 윤회의 여행을 할 때는 어떤 목적이나 깨우침, 그리고 부족함을 채우려는 간절함도 있지만, 우리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희생이며, 영혼의 성숙함을 우리에게 선물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그들의 말 없는 목소리를 들으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신단수 김효성 명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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