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아킬레스건' 전기료…"73%나 올라? 차라리 직구하겠다"

정치 논리가 적용됐다. '표'와 직결되는 가정용 전기요금 상승을 정부가 억제하면서 산업용만 급속도로 올린 결과다. 지난해 10월 최남호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며 "주택용·일반용 요금 인상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산업용 중심으로 전기요금을 올렸다"고 말했었다.

'산업의 쌀' 격인 국가기간 산업들부터 휘청인 것이다. 예컨대 전기로 비중이 100%인 동국제강은 지난해 전력 비용으로 쓴 돈이 2998억원으로 전년(1845억원) 대비 62.5%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업황 부진에 1954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셧다운' 조치를 내리는 등 어려운 상황을 버텨내는 중이다.
기초 산업이 흔들리면 전체 국가 산업구조까지 불안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이 저가로 제품을 '찍어내는'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전기요금에 발목잡힌 모양새"라며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조차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아예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을 직접 구매하기로 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급등하자,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을 직구하는 것이 저렴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력거래소에서 도매시장 가격에 망 이용료 등을 추가 부담해도 한전의 산업용 전기 요금보다 싸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직접전력구매제도는 수전설비 용량이 3만킬로볼트암페어(㎸A) 이상인 전기사용자에 대해 허용돼 있다.
화학 업계 1위 LG화학이 직접전력구매제도를 택함에 따라 추후 기업들의 '탈 한전' 랠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만큼 불경기 속에서 전기요금이 기업들에게 부담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대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면 한전의 경영상황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특정 업계와 기업에만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것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선 이러기도, 저러기도 쉽지 않은 딜레마를 마주한 격이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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