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에 조선-반도체 투자 확대도 제안… 주말에도 협상 계속
대통령실, 농산물 추가 개방 시사
고위관계자 “양보 최소화 몸부림”… 美에 상호관세-車관세 15% 요구
러트닉은 투자, 그리어는 농산물… 美 분리협상으로 이익 극대화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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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8월 1일 시한 전제로 협상 중” 25일 위성락 대통령국가안보실장(왼쪽)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통상대책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조선,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분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상호관세 발효일인) “8월 1일 시한을 전제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위쪽 사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오른쪽)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1시간 20분 동안 관세협상 타결 방안을 논의했다. 가운데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산업부 제공 |
정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일방 통보로 한미 간 고위급 협의가 잇달아 무산된 데 대해선 “미국이 원하는 수준만큼 양보를 안 하니까 계속 ‘빠따(매)’를 맞고 있는 것”이라며 “얼마만큼 양보의 폭을 줄이면서 협상을 타결할지가 최대 고민”이라고 했다.
정부는 방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주말에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농축산물 개방 확대와 조선·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 대미 협상카드를 재조정하며 미국과 이견을 좁히겠다는 것이다. 그 대신 정부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15%로 낮춘 일본을 기준으로 상호관세율 및 자동차 품목관세율을 낮춰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통령실 “패키지딜 추가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 발효(다음 달 1일)를 앞두고 대통령실은 이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통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는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상호관세 발효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비상 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선,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앞으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협상 품목 안에는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관세) 협상은 진행 중이며 패키지딜에 추가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 개방 압박이 거세진 만큼 농산물 추가 개방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 정부는 당초 소고기와 쌀, 사과 등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농축산물 개방을 협상 카드에서 제외하고 옥수수 등 연료용 작물 수입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 카드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부는 기업 투자와 정부 투자 보증 등을 합쳐 2000억 달러(약 276조 원) 수준의 대미 투자를 준비하고 있지만 미국은 정부에 4000억 달러(약 553조 원)의 대미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이 투자 이익을 다 가져가면 2000억 달러도 많은 것이고 반대로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면 투자액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말 러트닉 뉴욕 사저서 한미 산업장관 만나
한미 관세 협상은 막판까지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25일 러트닉 장관의 뉴욕 사저에서 열릴 한미 산업장관 회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통상대책회의를 열고 협상 카드 보완 방안을 논의해 현지에서 미국과 추가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국은 러트닉 장관이 투자와 구매 분야에서, 그리어 대표가 농산물 시장 개방과 디지털 비관세 장벽 분야에서 분리 협상에 나서며 한국의 양보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은 분야를 나눠 다 양보하라는 전략으로 나왔다”며 “자국 이익을 최대한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관세·투자·안보 분야의 패키지 합의를 제안했던 정부는 관세·투자 분야에서 이견을 좁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용범 실장은 “일본은 미국과 여러 채널이 단위별로 협의가 진행되다 러트닉 장관 쪽 패키지(투자) 중심으로 타결이 됐다”며 “그리어 대표 쪽 품목(농산물)들이 그렇게 많이 포함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특징과 배경을 분석해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안보 분야에서의 안정적 에너지가 다른 분야에 선순환 효과를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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