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조세특위 설치” 증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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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증세 본격화
결국 증세로 선회했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낮췄던 법인세를 다시 올리기로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이를 위한 조세제도개편특별위원회 설치를 공식화했다. 정부가 내놓을 세제 개편안에 들어갈 증세안을 다루겠다는 것이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재정이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아끼고 줄인다고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특위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위를 중심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법인세 최고세율 1%포인트(24%→25%) 인상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50억원→10억원) 강화 인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주 정부와 의견을 교환한 뒤, 정기국회에서 세법 개정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당정은 ‘증세’라는 표현은 뿌리치고 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증세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 이전 재정 규모를 유지하자는 것”이라며 “국가의 곳간이 비어 있는데 정상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려면 부자 감세로 인해 펑크난 재정을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국가 재정 위기 봉착” 야당 “증세, 기업 활동 위축”

당정의 입장 변화는 재정 수지 적자를 감당할 다른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인세 세수가 세율 인하 직전인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62조5000억원으로 줄었다고 한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세수 파탄 때문에 국가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세제 개편 방향엔 공감하고 있지만, 개별 항목에 대해선 이견도 드러내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대표적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배당·이자 등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일 때만 15.4% 세율로 분리 과세한다. 2000만원이 넘어가면 다른 소득(사업·근로·연금·기타)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돼 최고 49.5%의 누진세율(지방소득세 포함)을 적용받는다. 배당소득을 노리고 주식에 장기적으로 큰돈을 투자하긴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도 증시 활성화의 마중물로써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 대통령이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직접 “자본시장 관련 제도 개선은 신성장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 또 한편으로는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소득이 함께 증대되는 양면의 효과가 있다”며 “배당소득세제 개편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25일 진성준 당 정책위의장이 페이스북에 “주식 배당소득세제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고 적었다. “2023년도 기준, 상위 0.1%인 1만7464명이 전체 배당소득의 45.9%(13조8842억원)를 가져간다. 섬세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극소수 주식 재벌들만 혜택을 받는다. 과연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대통령의 입장을 여당 정책위의장이 반박한 이례적 모양새다. 그러자 당에선 진 의장처럼 ‘부자 감세’란 반발도 있는 만큼 특위를 통해 이견을 조정하겠다고 나섰다.
야당은 법인세 등 증세에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법인과 개인이 열심히 활동하는데 세금을 많이 과세하면 다른 나라 기업이나 개인보다 위축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여야 합의로 인하된 (법인)세율을 다시 올린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에서 “해양수산부를 포함한 국가기관의 부산 이전을 가능한 범위에서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방은 죽을 지경이고 수도권은 미어터진다”며 “산하기관, 관련기관, 공기업들, 출연기업들도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하겠다. 해사법원 부산 설치 문제나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문제도 시간을 최대한 줄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는 경기 시흥시에 있는 SPC삼립시화공장을 방문했다. 지난 5월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대통령이 산업재해 현장을 방문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통령은 “두 번, 세 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며 “한 달 월급 300만원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그 목숨값이 300만원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12시간 맞교대인 현재 근무 형태를 바꿔보겠다고 했다.
한영익·윤성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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