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대북 방송 중단으로 北주민의 정보 창구 완전히 닫혀”

국가정보원이 대북(對北) 라디오·TV 방송 송출을 전면 중단한 것에 대해 25일 본지가 접촉한 미국의 한반도·인권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이 외부 세계에 닿을 수 있는 창구를 완전히 닫아버린 꼴”이라고 했다. 이미 통일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중지시켰고,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의 소리(VOA) 등의 한국어 서비스도 중단되면서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외부 정보에 닿을 방법이 마땅치 않게 된 상황이다. 이들은 “대북 방송을 중단한다고 해서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없고, 오히려 한국이 협상 레버리지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여길 것”이라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며 “이걸 주민들로부터 빼앗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며,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남북 대화 복원에 따른 이익은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시니어 펠로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중요한 외교 정책 수단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평양에 (협상) 우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서울은 협상 전에 동맹의 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올리비아 이노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북한을 탈출할지 결정할 때 외부 정보에 의존한다”며 “김정은의 인권침해가 팬데믹 이후 더욱 악화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북한 주민들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그들을 버리고 있다”고 했다. 시드니 사일러 CSIS 한국석좌 선임고문은 “평양(북한) 입장에서 대남 방송, 전단 배포 활동이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적이지 않아 일정 부분 호응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북한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CAPS) 부회장은 “대북 방송 중단은 김정은이 벌이고 있는 정치적 전쟁 전략의 승리”라고 했다. 국내 진보 진영 일각에선 대북 방송이 북한 김씨 정권을 불필요하게 자극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맥스웰은 “반북(反北) 선전이나 김정은에 대한 단 한마디의 부정적인 말도 필요 없다. 단순히 사실에 기반한 방송을 하면 된다”고 했다.
탈북민 출신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은 “북한 같은 폐쇄적인 체제에서 외부 세계 정보는 주민들의 자율적 사고와 인권 의식을 증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를 자진해서 차단하면 북한의 억압 구조화가 장기화되고, 북한 주민들은 심리적 고립과 정보 공백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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