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해수부 연말까지 옮길 것… 가덕도 걱정 말라”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부산을 방문해 “해양수산부를 포함한 국가기관들의 부산 이전을 가능한 범위에서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해사법원 부산 설치와 동남권 투자은행 설립, 가덕신공항 건설 등 대선 공약과 지역 숙원 사업에 대해서도 신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겨냥한 ‘선물 보따리’를 내놨다는 말이 나왔다. 이 지역 광역단체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부경대에서 부산 시민 2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 공약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와 북극항로 개척 계획 등을 언급하며 “(이런 일에는) 정부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정치적 발언의 경우 선거가 끝나면 잊어버리는 ‘빈말’에 그치는 것이 습관이 돼 있더라”며 “그러나 저는 다르다. 한다면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 문제를 먼저 꺼냈다. 그는 “해수부를 포함한 관련 국가 기관들의 부산 집중 이전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집행 중”이라면서 “연말까지 혹시 이사 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올 수 있습니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역시 행정에는 속도가 중요하죠?”라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산하기관, 관련기관, 공기업들, 출연기업들도 최대한 신속하게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며 “해사법원 부산 설치 문제나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문제도 시간을 최대한 줄여볼 생각”이라고 했다.
해사법원 설치와 동남권 투자은행 설립 역시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약한 사안이다. 해사법원의 경우 인천과 부산에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하나만 설치해서 되겠는가”라며 본원 2개를 두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해사법원 부산·인천 설치를 위한 관련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에 상정해 논의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발맞춰 부울경 지역을 겨냥한 공약을 추진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예타를 통과한 부울경 광역철도를 언급하며 “착공은 2030년이 넘어야 된다고 하는데, 이것도 가능하면 당겨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현재 사업이 일시 중단된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대해서도 “걱정 말라”고 했다. 그는 “수의계약했던 현대건설이 못 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라, 이거 혹시 좌초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들 하시는 거 같다”며 “국가 사업이라는 게 잠깐의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기분 내키면 하고 기분 나쁘면 양평고속도로처럼 안 해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를 이 대통령의 지방선거용 행보라고 해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부산, 울산, 경남에서 각각 40.15%, 42.54%, 39.40%를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보다 낮은 득표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 사회는 의견이 다르면 상대를 악마화하거나 제거할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그건 국민을 대신하는 공직자 정치인들이 맨날 하는 게 인정도 안 하고 상대가 말하면 왜곡 조작해 과장해서 없는 허상을 만들어 공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 자신이 영남권에서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의 타운홀미팅은 지난달 25일 광주, 지난 4일 충청권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 타운홀 미팅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선별적으로 답하는 방식을 취했다. 각종 민원 폭주로 인한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는 이재명 청문회가 아니다”라며 “질문보다는 의견을 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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