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카와 아야의 시사일본어] 일본인 퍼스트

또 최근까지는 외국인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시급한 문제였던 것 같은데 분위기가 급변해서 놀랐다. 외국인 때문에 일본인이 살기 어려워졌으며 외국인에 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참정당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짧은 기간에 늘어났다.
외국인이 혜택받는 것이 많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어 보인다. 한국에서도 그런 주장을 가끔 듣지만 적어도 나는 한국에서 외국인이라서 혜택받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외국인이라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가끔 있다.
‘일본인 퍼스트’라는 말이 유권자들을 설득한 배경에는 임금 상승에 비해 물가가 너무 올라 생활이 힘들어진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 일본인에게 써야 하는 세금을 외국인에게 쓰고 있다고 오해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참정당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유튜브였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검증할 시간도 없이 표가 참정당에 흘러간 느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영향도 큰 것 같다. ‘관세 폭탄’ 때문에 불안한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이 강한 미국이 아니라 약자인 외국인에게 향한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도 마찬가지다. 일본처럼 외국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일본인 퍼스트’를 외치는 것이 결코 일본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본도 한국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인 퍼스트’를 외친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계속 들어올지 걱정이다. 결국 그 피해는 일본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재작년 한국 기자가 외국인 노동자 취재를 위해 일본 출장을 갈 때 통역으로 동행한 적이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고 한국도 재빨리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가 게재됐다. 이후 정부의 외국인 정책도 그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부디 한국은 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외국인과 ‘공생’의 길을 걷기를 바란다.
나리카와 아야 전 아사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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