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키스캠

유주현 2025. 7. 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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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 현장. 로맨틱한 곡이 흐르며 스크린에 한 ‘백허그’ 커플이 비쳤다. 일명 ‘키스캠’에 찍힌 커플은 환호를 받으며 키스를 나누는 게 불문율인데 이들은 놀라서 얼굴을 가리거나 몸을 피했다. “바람을 피우고 있거나 부끄럼을 많이 타는 것 같다”는 보컬 크리스 마틴의 농담이 더해지자 이 영상은 SNS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주목의 대상이 된 ‘커플’은 순식간에 신상이 털렸고, IT기업 임원이었던 두 사람은 결국 사직해야 했다. 이후에도 백허그는 각종 이벤트에서 패러디되며 ‘불륜밈’으로 진화하고 있다.

1980년대 미국 야구장에서 시작된 키스캠은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에서 팬들을 잠시나마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로맨틱한 이벤트다. 과거라면 현장에서 끝났을 해프닝이 영원히 박제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현상을 마냥 웃어넘길 수 있을까. 초상권이 침해된 당사자들은 무한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크리스 마틴은 이후 공연에서 “잠시 후 몇몇 분의 얼굴을 비칠 테니 메이크업 안 하신 분은 지금 하시라”고 했다. 디지털 파놉티콘(전자 감시 사회)의 시대, 타인의 얼굴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경고로 들린다.

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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