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의 화폭 위에, 정성과 시간이란 펜으로 그리는 제주 작가
제주 작가 김영화의 작업들에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정성이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엮고 꿰매는 설치 작업도, 섬세한 그림책 작업도, 행동 예술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도, 그리고 단색 펜화 작업에서도 정성의 흔적은 여실히 묻어난다. 고집스러운 진심을 듬뿍 담기에, 김영화의 창작은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힘을 가지고 있다.
7월 31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영화의 개인전 '검은 그믓 : 선이 이은 기억'은 김영화의 지난 10년 간의 활동을 요약해 소개하는 의미 있는 전시다.

특히 '그 겨울로부터'(2024, 270×1680cm)는 규모나 과정에서 주목할 만 한 작품이다. 완성까지 무려 6개월이 걸렸다. 4.3 당시 이덕구 산전의 겨울부터 6월까지의 풍경을 오롯이 담았다. 또 다른 대형작 '그들의 숲-잃어버린 마을 종남밭'(2023)은 하루 20시간씩 그리기를 반복하며 완성됐다.



정현미 제주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가 사용하는 도구는 단 하나, '붓펜'이다. 밑그림 없이 시작되는 그림은 순간의 자유로운 선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완성된 풍경은 정제된 고요함과 무게를 품는다. 수많은 선과 여백은 숲이 되고, 밭이 되고, 잃어버린 마을이 된다. 이 작업은 그 자체로 제의이자 기록이며, 생명을 향한 애도의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번 전시는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의 풍경'으로서 4.3을 사유하게 만든다. 작가의 시선은 과거로 멈추지 않고, 현재를 관통하며 미래로 나아간다. 지금도 '이름 없는 무덤'이 남아 있는 이 땅에서 '검은 그믓: 선이 이은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야 할 기억을 우리 앞에 꺼내놓는다"고 강조했다.



김영화 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배우고 자랐다. "한라산이 내어 주는 것들과 마주하며 애정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하고 실을 꼬는 작업을 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저서로 ▲큰할망이 있었어 ▲노랑의 이름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등을 쓰고 그렸다. 제주4.3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으로 한국출판문화상과 대한민국그림책상을 받았다.
제주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41-1 인사아트센터 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