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세 폭탄’에다 ‘더 센 상법’… 안팎 이중고에 시달리는 韓 기업

2025. 7. 25. 23: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 예고한 25% 상호관세 부과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로 예정됐던 2+2 통상 협의가 무산되며 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처럼)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대미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관세 대응과 기업의 장기 이익을 고려해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등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다가 주주들의 소송이나 노조의 파업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예고한 25% 상호관세 부과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로 예정됐던 2+2 통상 협의가 무산되며 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처럼)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대미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국내에선 ‘더 센 상법’과 노란봉투법 등 기업의 신규 투자와 경영을 어렵게 하는 규제 입법안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안팎에서 이중청구서를 받아든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미국발 관세 폭탄은 벌써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판매량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은 1조6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관세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등 적극적 대미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적 부진에 빠진 기업들이 추가로 실탄을 마련하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15일부터 시행되고, 더 센 상법 개정안까지 추진되면서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졌다. 자회사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 전통적인 자금 조달 방법은 소액 주주들의 반발 우려에 올스톱 된 상태다. 한 해 20조 원 이상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유상증자는 소액 주주들에게 해를 끼치는 반사회적 행위처럼 취급되고 있다. 그렇다고 회사채를 발행하자니 부채 비율이 발목을 잡고, 알짜 자산을 내다 팔자니 회사가 껍데기만 남을까 걱정이다.

노란봉투법 개정 움직임도 기업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노동쟁의의 개념이 확대되면 투자 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파업하는 게 가능해진다. 관세 대응과 기업의 장기 이익을 고려해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등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다가 주주들의 소송이나 노조의 파업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는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연쇄 회동하며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입법을 추진하기보단 당선 직후 약속한 것처럼 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해소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기업이 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지 않으면서 과거 한국 기업들이 보여온 ‘저력’에만 기대서, 무작정 ‘하면 된다’는 식으로 몰아세우기만 해선 안 될 것이다.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