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세 폭탄’에다 ‘더 센 상법’… 안팎 이중고에 시달리는 韓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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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예고한 25% 상호관세 부과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로 예정됐던 2+2 통상 협의가 무산되며 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처럼)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대미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관세 대응과 기업의 장기 이익을 고려해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등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다가 주주들의 소송이나 노조의 파업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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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관세 폭탄은 벌써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판매량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은 1조6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관세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등 적극적 대미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적 부진에 빠진 기업들이 추가로 실탄을 마련하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15일부터 시행되고, 더 센 상법 개정안까지 추진되면서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졌다. 자회사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 전통적인 자금 조달 방법은 소액 주주들의 반발 우려에 올스톱 된 상태다. 한 해 20조 원 이상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유상증자는 소액 주주들에게 해를 끼치는 반사회적 행위처럼 취급되고 있다. 그렇다고 회사채를 발행하자니 부채 비율이 발목을 잡고, 알짜 자산을 내다 팔자니 회사가 껍데기만 남을까 걱정이다.
노란봉투법 개정 움직임도 기업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노동쟁의의 개념이 확대되면 투자 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파업하는 게 가능해진다. 관세 대응과 기업의 장기 이익을 고려해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등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다가 주주들의 소송이나 노조의 파업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는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연쇄 회동하며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입법을 추진하기보단 당선 직후 약속한 것처럼 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해소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기업이 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지 않으면서 과거 한국 기업들이 보여온 ‘저력’에만 기대서, 무작정 ‘하면 된다’는 식으로 몰아세우기만 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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