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만든 지 1년도 안됐는데…건국대 한국어 교원들의 ‘작은 승리’

정인선 기자 2025. 7. 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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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온 건국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교원들이 노동조합 결성 1년이 채 되지 않아 '작은 승리'를 거두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교원들은 줄어드는 강의 시수, 주휴·연차수당 보상 방안 등을 두고 학교와 갈등을 빚던 끝에 조정안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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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하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건국대학교 한국어교원지부장이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열린 투쟁승리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인선 기자

“단순히 감사하다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고마움입니다. 공강 때마다 괜찮냐고 천막 열고 들어오던 학생들 얼굴을 잊을 수 없습니다. 외롭지 않게 와주신 동지들의 연대도 고맙습니다. 어떻게 내는지도 모르고 썼던 보도자료를 기사로 써준 모든 기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최유하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건국대학교 한국어교원지부 지부장)

유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온 건국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교원들이 노동조합 결성 1년이 채 되지 않아 ‘작은 승리’를 거두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교원들은 줄어드는 강의 시수, 주휴·연차수당 보상 방안 등을 두고 학교와 갈등을 빚던 끝에 조정안에 합의했다. 불안한 노동 조건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이들은 “작은 성취를 하나씩 확보하며 기뻐하겠다”고 다짐했다.

건국대 한국어교원지부는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투쟁승리보고대회를 열고, 노조와 학교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만나는 ‘첫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해 온 이들은 학교 쪽의 강의시수 축소 움직임 등에 반발했다. 학교 쪽은 올해 3월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기존 23시간에 이르던 교원들의 주당 강의시수를 15시간 미만으로 줄였다. 강의시수가 줄면 시수당 3만3천원∼4만3천원으로 계산하는 월 임금이 주는 것은 물론,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15시간 미만부터는 ‘초단시간 노동자’로 분류돼, 사용자가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학교 쪽은 강의시수 축소 과정에서 노조 조합원들을 차별하기도 했다. 3월 당시 33명이던 조합원의 경우 대부분(31명, 93.9%)의 강의시수가 줄었지만, 비조합원은 34명 가운데 14명(41.2%)의 강의시수만 줄었고 4명은 오히려 늘었다. 이들이 지난 5월 학교가 조합원들의 강의 시수를 축소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방노동위에 구제 신청까지 낸 배경이다.

진통 속에 노조는 지난 14일 학교 쪽과 교섭을 벌여 두 가지 내용의 단체 협약에 합의했다고 한다. 학교 쪽은 2025년 가을학기부터 언어교육원 학생 수가 600명을 넘는 경우, 모든 강사가 주당 16시간 이상의 강의시수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또 강사당 강의시수가 주당 15시간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달 시간에 대해 강의 시급의 50%를 수업 및 강의 관련 업무 수행 등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인정해 지급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주당 12시간의 강의시수를 배정받은 강사의 경우, 15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3시간에 대해서는 시급의 50%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최근 학교 쪽으로부터 밀린 임금 10억여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학교가 그동안 한 번도 주휴수당과 연차수당 등을 주지 않았다며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 제기한 진정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학교는 2021년 9월부터 약 3년간의 체불임금 100%를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건국대학교 조합원 등이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열린 투쟁승리보고대회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인선 기자

건국대 한국어교원 지부의 최규진 부지부장은 “주당 16시간 이상의 강의시수 보장은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노동자성을 입증받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8월 노동조합을 설립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아 이런 성과를 얻은 것이 놀랍고, 그동안 함께 싸워 온 조합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유하 지부장도 “언어교육원에 입사하고 동료 강사들이 총 21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때마다 모두 퇴직 후 재입사 수순을 밟아야 했다. 노조가 만들어진 뒤로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처음으로 쓸 수 있게 됐다. 몸이 아플 때도 마찬가지로 퇴직을 해야 했지만 이젠 당당하게 연차를 쓰고 병원에 갈 수 있게 되는 등 수많은 근로조건이 바뀌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학교와 무한정 대립해 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작은 성취를 하나씩 확보해 가며 기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조합원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관계자 80여명은 “노동가치 인정받는 평등세상 함께하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 권리 지켜내자” 등 구호로 화답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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