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담배 점포’로 출점 막은 CU?… 담배권 악용 논란에 제도 정비 요구 커져

유혜연 2025. 7. 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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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출점 막는 수단 악용되기도
제어할 장치 없어 요건·심사 보완을

수원시 권선구의 A건물 1층에 자리한 CU 매장이 영업을 중단한 채 점유된 상태로 남아 있고, 사진 오른편 맞은편 건물에 신규 CU 점포 입점이 추진 중이다. A건물의 기존 CU 점주는 담배권을 60m 인근 무영업 건물로 이전해 A건물에는 어떤 점포도 담배를 팔 수 없게 됐다. 2025.7.2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매장이 없는 빈 건물로 담배 소매인 지정권을 이전해 다른 편의점의 담배 판매를 차단한 CU 사례(7월25일자 5면 보도)가 확인되면서, 이른바 ‘유령 담배 점포’ 방식이 담배권 거리 제한 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사의 출점을 막는 수단으로 악용돼도 이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 만큼, 담배권 이전 요건과 심사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른다.

25일 행정안전부 ‘자치법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담배소매인 지정(담배권) 거리 제한 기준은 지자체마다 50m 또는 100m로 나뉜다. 각 지자체는 인구 밀도·상업지역 밀집도·지역 내 점포 분포 등을 고려해 자체 기준을 정하며, 수원시의 경우 기존 소매인 반경 100m 이내에는 담배권 신규 허가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담배권이 점포가 아닌 점주 개인에게 귀속되고, 실매장이 없는 빈 건물로도 이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행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은 이전 시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점포의 실재 여부나 영업 의지를 확인하는 절차는 없다. 이에 점주가 담배권을 이전한 뒤 60일까지는 실질적인 영업 여부와 무관하게 허가가 유지돼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 60일 동안, 이전된 담배권은 거리 제한 규정에 따라 주변 건물의 신규 담배권 발급을 막는 ‘판매 봉쇄 구역’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CU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기존 CU 매장이 폐업 신고 없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건물을 계속 점유한 채, 점주가 담배권만 60m 떨어진 빈 건물로 이전했다.

이로 인해 반경 100m 내 신규 담배권 발급이 막히면서, 기존 건물에 입점을 추진하던 다른 브랜드 편의점은 담배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거리 제한 기준을 간신히 벗어난 맞은편 건물에는 같은 CU 브랜드의 신규 점포가 들어설 예정이다. 결국 기존 건물은 어떤 브랜드가 들어서도 담배를 팔 수 없는 ‘공백지대’로 남게 됐다.

이처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건물을 점유한 채 담배권만 옮겨 출점을 막는 ‘유령 담배 점포’는 경쟁사의 담배 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에서 공정 경쟁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담배권은 점포가 아닌 점주 개인에게 부여되는데, 담배권 이전 신청과 거리 제한 규정이 결합하면, 경쟁 점포의 담배 판매를 가로막는 일이 가능해진다”며 “점주가 담배권을 인근으로 이전할 경우, 그 과정에서 지자체가 점포의 실재 여부나 영업 의지 등을 실질적으로 심사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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