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자연으로부터 더 많은 청구서를 받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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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자본'(Natural Capital)이라는 단어는 아직 낯설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인간이 토양, 공기, 물 등 자연을 거의 무료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훼손의 경제적 결과를 분석해 소개하면서, 앞으로는 모든 경제적 의사결정에 자연 자본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로나 건물 등 '설비 자본'과 교육이나 건강 등 '인적 자본' 외에도 숲이나 물 그리고 토양과 같은 '자연 자본'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국가의 부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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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무료라 생각했던 자연
기후변화로 비싼 자원 탈바꿈
'자연 자본'이란 개념 도입해야
정확한 경제활동 손익 계산 가능

‘자연 자본’(Natural Capital)이라는 단어는 아직 낯설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인간이 토양, 공기, 물 등 자연을 거의 무료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늘 풍요로웠고, 자연 덕분에 인간의 모든 삶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넉넉했던 자연의 한계가 드러나고, 자연을 무한한 것으로 여기며 마구 착취해온 결과가 여러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의 수요를 자연의 공급이 더는 따라잡기 힘들어 보인다. ‘지속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 지금, 자연 자본은 인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자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출간된 <자연 자본에 관하여(On Natural Capital)>는 우리 주변을 둘러싼 자연 자본의 경제적 가치를 분명하게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2021년 영국 재무부의 의뢰로 생물 다양성 경제학을 다룬 ‘다스굽타 보고서’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은 파르타 다스굽타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는 자연의 경제학적 가치를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환경 파괴의 심각한 결과를 경고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훼손의 경제적 결과를 분석해 소개하면서, 앞으로는 모든 경제적 의사결정에 자연 자본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한 지구 생태계가 인류 번영에 필수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연 자본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득점만 계산하고, 실점은 계산하지 않는 축구팀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그 축구팀은 골을 많이 넣어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실은 더 많은 실점으로 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스굽타 교수는 경제 성장률이나 국내총생산(GDP) 같은 지표에 의존하는 경제학에 반기를 들며, 경제적 성과를 따질 때 자연 훼손 정도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습지대에 도로를 건설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환경 파괴와 사회적 피해까지 함께 측정해야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연 자본을 고려하지 않은 그동안의 경제 모델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착시를 일으켰다. 축구 경기에 비유하면 득점하는 장면만 보여줬고 실점하는 장면은 감춰왔다.
책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경제지표는 ‘포괄적 자산’(Inclusive Wealth)이다. 도로나 건물 등 ‘설비 자본’과 교육이나 건강 등 ‘인적 자본’ 외에도 숲이나 물 그리고 토양과 같은 ‘자연 자본’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국가의 부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와 자연 재난은 그동안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자연 자본을 착취해온 데 따른 비용이다. 앞으로 자연은 인류에 더 많은 청구서를 내놓을지도 모른다. 책은 ‘지속 가능한 미래’가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나침반과 로드맵을 함께 제시한다. 경제학에 자연환경의 가치를 통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며, 국가와 개인의 역할을 설명한다.

뉴욕타임스는 다스굽타 교수를 ‘이름을 들어본 적 없지만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인구 폭탄>의 저자이자 생물학자인 폴 R 애얼릭은 이 책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이후 가장 중요한 경제학 책’이라고 평가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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