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文, 尹 실패의 답습? 화물노동자는 왜 안전운임제 반대하는가
안전운임제 갑론을박 1편
정치권 안전운임제 재도입
일몰제에 적용 대상도 한정
3년 전 안전운임제의 재탕
역대 정부의 공허한 약속들
화물연대의 명분 있는 반발
# 2022년 12월 일몰로 사라진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3년 일몰제'를 조건으로 2년 반 만에 부활할 듯하다. 국회 다수를 차지한 집권여당이 '안전운임제 부활'이란 내용이 담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재명 정부도 여기에 힘을 싣고 있다.
# 그런데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할 태세다. 명칭이 화물차 안전운임제이니 언뜻 노동자가 반길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개정안이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때의 문제를 그대로 담고 있어서다. 과연 이재명 정부에선 화물노동자도 공감할 만한 안전운임제가 도입될 수 있을까. 안전운임제 갑론을박 1편이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에 업무개시명령으로 대응했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thescoop1/20250725175123548dgzg.jpg)
지난 7월 21일 일부 화물자동차에 안전운임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재도입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2020년 1월 일몰제(일정 기간 적용 후 연장ㆍ법제화 또는 자동 폐지)로 도입했다가 2022년 12월 폐지한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2년 반 만에 다시 '3년 일몰제'를 조건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을 운송하는 노동자'를 위한 제도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반기지 않았다. 그 이유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21일 나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성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안전운임제 일몰을 비판하고 '일몰 없는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당론으로 추진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한달 반 만에 약속을 어기고 시한부 안전운임제로 후퇴했다. 사회적 대화를 이끌겠다더니 오히려 화물노동자의 목소리를 완전히 배제했다."
이런 점에서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정치권과 화물노동자 사이의 갑론을박이 예전처럼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상황을 두고 누군가는 이렇게 비난할지 모른다. "가뜩이나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데, 노조가 함께 상황을 극복할 생각은 않고 또 밥그릇 타령만 한다." "편하게 일하고, 돈만 많이 받겠다는 노조의 습관적인 주장일 뿐이다. 고약한 심보다."
하지만 노조가 싫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화물노동자의 주장을 '변변찮은 생떼'로 여기는 건 곤란하다.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 개정안을 반대할 만한 확실한 명분을 갖고 있다.
■명분① 나쁜 연쇄효과 = 우선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뭔지부터 따져보자.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들의 최저운임을 법으로 보장하는 제도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가격이 그렇듯 화물운임도 시장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의 화물운임은 수요와 공급이 아닌 '갑甲' 위치에 있는 화주나 운수사업자가 결정하는 경우가 숱하다. 고용주가 임금 결정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거다.[※참고: 애초 화물운송은 허가제였다. 1997년 외환위기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를 등록제로 바꿨다(1999년). 이를 계기로 화물차가 늘었고, 화물운임도 확 낮아졌다. 정부 정책이 시장 여건을 바꿔놓은 셈이다.]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 도입을 25년간 주장해왔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thescoop1/20250725175125441pqqd.jpg)
이렇게 결정되는 화물운임은 갑과 을의 문제만은 아니다. '갑'의 입김으로 화물운임이 턱없이 낮게 정해지면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커진다. 예를 들어보자. 화물운임이 너무 낮으면 화물노동자는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 기름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화물운임이 그대로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때 화물노동자의 선택지는 뻔하다. '더 오래 일하거나(과로), 더 빨리 달리거나(과속), 더 많이 싣거나(과적)'다. 화물운임 하나로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거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8월)까지 5년간 졸음ㆍ과속으로 인한 사망자는 259명이었는데, 가해차량을 유형별로 보면 화물차가 47.5%를 차지했다. 최저운임을 설정한 화물운임을 '안전운임제'라 부르는 이유다.
■명분② 말 바꾸기 논란 = 이런 안전운임제는 언급했듯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 2022년에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화물노동자들이 화물운임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게 2002년 화물연대의 출범부터니까 도입하는 데만 18년가량 걸린 셈이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답은 별다른 게 아니다. 역대 정부의 '협상 후 말 바꾸기'가 장애물로 작용했다.
참여정부는 유가보조금 정책 외 별다른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안전운임제와 비슷한 제도를 시범 적용해본 후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역시 안전운임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2018년 그 대상을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에 한정하고 '3년 일몰'이라는 제한을 뒀다.
어쨌거나 박근혜 정부 당시의 법제화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일몰 1년 전 성과 평가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던 문재인 정부(국토교통부)에선 평가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thescoop1/20250725175126759ovgc.jpg)
그 이후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몰 3년 연장'을 내걸었고, 화물연대가 수긍하지 않자 "안전운임제 원천 재검토"로 각을 세웠다. 이를 두고 화물연대가 파업을 단행하자 위헌 소지가 있는 업무개시명령(정부가 업무를 강제하는 것)으로 맞섰다. 그 과정에서 안전운임제는 2022년 12월 일몰제에 따라 폐지됐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3년 일몰'과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에 한정한 안전운임제의 재도입을 화물노동자가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3년 일몰'과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은 이미 박근혜 정부 당시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이슈인 데다, 둘 모두 진척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럼 문재인 정부 시절 3년간(2020~2022년) 안전운임제를 실시한 결과는 어땠을까. 안전운임제 갑론을박 2편에서 안전운임제의 실효성을 따져봤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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