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아도 여행은 시작된다”.. ‘그 호텔’이 다시 설계한 하루의 감각

제주방송 김지훈 2025. 7. 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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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케이션’ 시대, 공간이 아닌 경험을 기획하는 ‘머무는 전략’


# 호텔은 이제 숙소가 아닙니다.

감각을 설계하고, 하루의 리듬을 재편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하룻밤의 기억이 다음 선택을 만들고 ‘어디로 갈까’보다 ‘어떻게 머물까’가 중요한 질문이 되었습니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익숙한 일상 속에서 낯선 감각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이 늘면서, 호텔은 더 이상 여행의 도구가 아니라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니어케이션(near+vacation·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휴가)’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체류형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숙박에서 체험으로, 장소에서 시간으로 초점을 옮긴 ‘머무는 전략’이 호텔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X 메종 마르지앨라 프래그런스 야외 수영장.


■ “익숙한 도심을 낯설게”.. ‘하루’를 재구성한 서울의 호텔들

서울의 특급호텔들은 니어케이션을 단순히 ‘휴식’ 개념으로 소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경우 프랑스 향수 브랜드와 협업해 객실 전체를 향 중심의 감각 공간으로 재해석했습니다. 호텔에 들어선 순간부터 익숙한 공간이 새로운 오감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캐릭터 키트와 테마 굿즈를 활용해 도심 속 테마파크를 구현했고,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은 칵테일·사이더·칠링백을 구성해 하루를 ‘남국’처럼 기획했습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트로피컬 바이브 패키지.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루프톱 수영장과 뷰티 브랜드를 연계해 호텔 자체를 감각 콘텐츠 공간으로 재구성했습니다.

한 호텔 마케팅 담당자는 “지금은 객실의 질보다 ‘그 하루가 기억에 남았는가’가 중요하다”며, “호텔은 이제 ‘다녀왔다’보다 ‘다시 가고 싶다’는 감정을 설계하는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 “제주, 리듬을 바꾸다”.. 해비치의 ‘니어케이션’ 실험

제주는 서울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감각보다 리듬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니어케이션 전략을 실행하고 나섰습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하루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흐름으로 설계해 숙박을 넘는 경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일출을 맞으며 해변을 달리는 아침, 호텔이 큐레이션한 로컬 명소를 경험하는 낮, 제주산 화산암차와 로컬푸드로 이완하는 오후, 사우나와 명상 오디오로 마무리되는 밤.
머무는 하루는 항목이 아니라 감각의 루틴으로 구성됩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웰니스 스테이 패키지.


더불어 해비치는 야외 정원에 팝업 텐트존을 마련하고, 굿즈와 로컬 스낵, 실내 수영장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의 동선을 유연하게 확장했습니다.
별자리 전문가와 함께하는 캠프, 오름 트레킹, 키링 클래스 등을 운영하면서 머무는 것 자체를 하나의 여정으로 완성했습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숙소의 편안함보다 중요한 건 ‘그 하루가 어떤 리듬을 남겼는가’”라며, “고객은 쉬었다고 기억하기보다, 정리됐다고 말할 때 다시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 ‘떠남’에서 ‘머묾’으로.. 호텔이 이끄는 제주 관광의 재편

제주 관광의 방향은 ‘이동’에서 ‘체류’로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강화된 근거리 여행 수요와 함께 니어케이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했고, 그 중심엔 호텔의 전략적인 변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제주가 즉흥적인 자유의 상징이었다면, 지금 제주는 도착 전부터 하루가 설계되는 목적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호텔은 이제 ‘잠자리’가 아닌 ‘하루의 첫 목적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지역 명소와 연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웰니스 기반 서비스 등은 고객의 하루를 호텔 중심의 체류형 서사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관광 정책당국의 한 관계자는 “관광은 점차 일정보다는 구조로, 감정보다 설계로 진화 중이며 호텔은 그 구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공)


■ “호텔은 공간이 아니라 감각의 플랫폼”

이 흐름은 지역 경제에도 감각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호텔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이 지역 상권·로컬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단발성 방문을 반복 체류로 이끄는 새로운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제 호텔의 핵심은 고객의 하루를 어떻게 감각적으로 편집하느냐에 있다”며, “일상 가까이에서 새로움을 만나는 니어케이션 전략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제주는 더 많이 오게 하는 곳이 아니라,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공간으로 변화를 택했습니다.

그 흐름을 가장 먼저 읽고, 가장 선명하게 실행에 옮긴 주체는 바로 호텔입니다.

‘니어케이션’은 감각을 설계하는 하루의 전환점이며, 지금 제주 관광의 다음 이야기는 ‘호텔에서 시작된 하루’로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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