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에 물이 없다" 수도 해안 이전 추진하는 이란…시민들은?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이 심각한 물 부족 위기로 테헤란에서 남부 해안도시 마크란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한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테헤란에는 정말 물이 없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수도 이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독일 슈피겔,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란은 수년째 이어지는 지독한 가뭄으로 물·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 7개 댐의 수위가 10% 아래로 떨어졌고 이 가운데 한 곳은 앞으로 4주 안에 물이 말라버릴 거란 우려가 높다.
현재 이란 전역의 31개 주(州) 가운데 20개 주 이상이 물이 부족하다. 정부는 지난 23일 공휴일을 선포해 관공서와 학교를 폐쇄했다. 여러 공장이 운영을 중단하고 대규모 해고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 물을 아끼기 위한 조치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번 사태를 '자연 자해'라고 규정했다. 가을비가 내릴 때까지 두 달 이상은 이란 내 정상적인 물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7월 취임한 '개혁파' 페제시키안 정부는 연초 수도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남부 마크란을 차기 수도로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했다.
마크란은 이란 남부의 오만만에 위치한 미개발 해안 지역이다. 이란 정부는 반복되는 수자원 위기 해소를 위해 이란의 정치·경제 중심지를 남부 바다 근처로 옮겨야 한다는 구상이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마크란을 '잃어버린 낙원'이라고 표현하며 이 지역을 이란의 미래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란 북부에 위치한 테헤란은 1786년 수도로 지정된 뒤 2세기 넘게 이란의 중추 역할을 해 왔다. 이란의 정체성이 깃든 도시이자 1800만 명의 생활 터전이다.
이전에도 수도 이전 가능성이 몇 차례 제기됐지만 막대한 비용 등으로 비현실적이라는 우려 속에 번번이 보류됐다.
물 부족 사태는 이란 정부의 실책이라는 비판도 많다. 서방 제재에도 역내 세력 확대에만 골몰하면서 정작 자국 내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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