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전대' 아닌 '한길 전대'?…전한길 조치 따라 국민의힘 운명 갈린다

다음달로 예정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대진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가운데 전당대회 성격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로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본명 전유관)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엄 정당화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여론과 장외 집회를 주도하며 일명 '아스팔트 극우' 세력을 대표하는 전씨가 지난달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입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에 따라 당권 주자들이 '진흙탕 싸움' 또는 '혁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 중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전씨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시당이 윤리위원회를 소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전유관이라는 실명으로 지난달 8일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을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다음날인 6월9일 입당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의 입당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을 향한 '극우' 공세가 정치권에서 강해졌다. 이에 송 위원장은 지난 21일 "서울시당에 그동안 전한길씨의 여러 언행에 대해 우리 당헌·당규에 적절하게 조치할 방안이 있는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12·3 비상계엄 옹호를 비롯한 전씨의 과거 언행 등에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 필요하면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윤리강령에 따르면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위 등을 할 경우 해당자에 대해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같은 규정이 전씨에게 적용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제명 등 조치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내부에서도 전씨와 관련해 출당 등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선 패배 이후 10%대의 저조한 지지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부정선거를 외친 전씨가 당원으로 남아있는 것이 외연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가 본격 시작하기 전까진 전씨와 관련한 논란을 마무리 지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에 대한 조치에 따라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그 성격이 완전히 뒤바뀔 전망이다. 전씨가 전당대회 기간까지 국민의힘 당원 신분을 유지할 경우 당대표 선거는 '극우 vs 내부 총질' 프레임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씨 입당에 대해 "입당 절차에 하자는 없다. 당은 입당한 사람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일단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장관 측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김 전 장관 발언은) 아무런 절차도 없이 무조건 쫓아내자는 것은 안 된다는 의미다. 김 전 장관도 제가 봤을 때 전씨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별로 없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23일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전씨를 포함) 제 토론회에 왔던 분들은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해왔고 탄핵 국면에서 그 누구보다 당을 위해 열심히 싸워 온 분들"이라며 "그때는 함께 싸우고 그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던 사람이 이제는 대선에서 패배했으니 곁에 오지 말라는 것은 보수정당이 보여줘야 할 모습이 아니다"고 한 바 있다.

반면 당내 개혁파로 불리는 조경태·안철수 의원 등은 전씨의 출당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21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전씨와 관련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그런 세력은 반드시 솎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도 "국민의힘은 '친길계'(친전한길계) 극단 세력에 점령당해 계엄 옹호당이란 주홍글씨를 영원히 안고 침몰하는 길과 불법 비상계엄 세력과 진정한 단절을 이루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유능한 보수정당으로 회복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인 24일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전씨는 이미 정치인 반열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전씨의 여러 주장이 저희 당의 기조와 맞지 않고, 당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전씨가 정치인이라는 관점에서 제가 미리 (입당 사실을) 알았다면 입당에 신중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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