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교대?" "사고는 몇 시?" SPC에 '송곳 질문' 쏟아낸 이재명 대통령

김성은 기자 2025. 7. 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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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시흥=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새벽 2시, 끼어서 사망한거죠? 혼자 근무했나요? 목격자가 있었나요?"
"몇 교대였나요? 일주일에 4일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저는 의문입니다."
(이상 이재명 대통령, 25일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 발언)

이 대통령은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공장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 김범수 SPC 삼립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SPC는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샤니, 삼립식품 등을 거느린 식품 기업이다. SPC 계열사에서는 지난 2022년 10월 경기 평택 제빵사고 사망, 2023년 8월 경기 성남 제빵공장 사망, 올해 5월 경기 시흥 제빵공장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기계 끼임으로 인한 사망사고였다. 공장 근로자 중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SPC 주요 경영진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져 처벌받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저도 노동자 출신···사람들 죽어가는 현실 바꿔보겠단 생각"
[시흥=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5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국가의 제 1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각종 자연재해 뿐 아니라 산업재해 관련 정부의 특별한 관리와 대책 마련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날 SPC 사업장을 찾은 것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재 원인과 대책을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저도 아시겠지만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이기도 한데 그로부터 수십 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며 "떨어져서 죽고, 깔려서 죽고, 끼어서 죽고, 이런 산업재해들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사실 문제가 있다. 예측할 수 있고 방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 출신이다. 어린 시절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에 왼쪽 팔이 찍히는 사고를 당해 장해 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어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다"며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에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개별 사건마다 원인을 분석해봐야겠지만 돈 때문에, 또는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 하고 소위 국민소득이 4만달러(약 5500만원)에 가까운 선진국이라는데 노동 현장만큼은 그렇게 선진국같이 보이지 않아 앞으로 노동부 장관이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며 "오늘도 상황을 한 번 잘 들어보고 꼭 여기서 벌어졌던 사건 뿐만이 아니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를 자랑하는 산업재해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뭔지 한번 그 단초를 마련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정부는 각종 사유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자살률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하고, 사고도 워낙 많고, 교통사고도 많고, 산업재해도 많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고 했다. 이어 "행복한 사회는 못 될지라도 불행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최소화해야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심야 장시간 노동 상황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300명 근로감독관 조직 신속히 하라"
[시흥=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SPC 임원들에게 사고경위와 근로자 노동 환경 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2025.07.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날 이 대통령은 SPC 계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새벽 시간대에 일어난 점, 2교대 근무자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김범수 SPC 삼립 대표이사 등에 "이번(지난 5월) 사고 시간이 몇 시였나"라 물었고 이에 김 대표는 "새벽 2시50분이었다"고 답했다. 또 "2022년에도 끼임 사망 사고가 있었는데 몇 시였나"라고 물었고 이에 김 대표는 "그때도 새벽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몇 교대인지"를 물었고 이에 김 대표는 "3조 2교대 근무였다. 3조2교대는 주야, 번갈아 가면서 근무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답을 듣고 이 대통령은 "이게 두 번, 세 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일주일에 4일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지 저는 의문이 된다. 이게 노동법상 허용되는 노동 형태인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휴게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는지도 물었다. 이 대통령은 "1시간에 20분씩 쉬면 그 시간에 업무는 누가 대신하나"라고 물었고 이에 김 대표는 "라인별로 4명이 근무하다 한 명씩 쉬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설비를 중단시킨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보이는 2교대 근무를 하는 이유도 물었다.

이 대통령은 허 회장에 "경영 효율을 보면, 근로자가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면 8시간을 초과하는 4시간에 대해서는 150%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지 않나"라며 "경영자라면 8시간씩 3교대를 시키는 게 임금 지급상 더 효율적이지 않나. 제가 추측키론 8시간씩 일하면 임금 총액이 너무 낮아서 일할 사람이 없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자의 경영적 판단이지만 아마도 12시간씩 근무하고 맞교대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 밤에 12시간씩 일하면 힘들다. 졸립다. 그러면 당연히 쓰러지고 (기계에) 끼일 수 있다"며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같은 노동 형태를 좀 바꿔보겠다는 말씀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허 회장은 "그렇다"며 "개선할 방법은 알지만 바로 기획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 해서 단계적으로 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흥=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SPC 직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7.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희석 CJ푸드빌 음성공장장은 "저희는 12시간 맞교대는 하지 않고 3조 3교대가 기본"이라며 "탄력적으로 하는 곳은 9시간 근무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모두 들은 이 대통령은 "제 부친께서도 (콘띠빵을 만들던) 공장에서 일하셨고 삼립은 저희 형님이 일하시던 공장"이라며 "빵 공장이 참 힘든 곳이라 생각했었다. 경영상 여러 어려움이 있으실텐데 앞으로 이런 사고가 생기기 않게 더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라는 상황을 언젠가 벗어나야 하는데 업종 특수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될 것 같다"며 "돈을 벌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긴 하지만 한 달 월급 300만원을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그 목숨값이 300만원은 아니다. 돈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전을 위해 비용도 충분히 감수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노동부에서는 앞으로 각별히 평소에 갖춰야 될 안전설비, 또 평소에 갖춰야 될 안전시스템, 이런 게 제대로 작동하는지 잘 갖춰져 있는지 일상적으로 잘 관리하시기 바란다"며 "300명의 근로감독관 조직도 신속히 하시고 불시에 '특공대다'라고 생각하고 예상 못할 곳에 가서 실시간 점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불시 발생하는 사고들에 대해서까지 노심초사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노심초사해야 한다"며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 아닌가. 목숨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 함께 사는 세상을 꼭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흥=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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