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희망으로 가득한 새 나라의 미술, 전시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

전시는 조선 전기 미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익숙한 ‘색’을 활용하여 각 장르의 주된 흐름을 소개한다. 이 시기 도자는 분청사기를 거쳐 새하얀 백자의 시대를 맞이했다. 회화에서는 먹을 위주로 한 회화가 주류를 이뤘고, 수묵산수화가 꽃을 피웠다. 조선은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내세웠지만, 불교 신앙과 미술은 그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불상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금색은 변치 않는 불교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백자의 백색, 수묵산수화의 먹색, 불교미술의 금색을 각 장르를 상징하는 색으로 설정했다. 조선 전기 미술이 낯선 이들이라면 세 가지 색이 각각 작품에 따라 펼치는 변주에 주목해볼 것을 제안한다.

‘묵, 인문으로 세상을 물들이다’ 섹션에서는 조선 전기 사대부의 이상을 담은 서화를 소개한다. 조선 건국을 주도한 사대부가 애호한 그림과 글씨는 이 시대의 주된 시각 매체로 부상했다. 먹의 무궁무진한 표현력을 활용한 글씨와 그림은 이들의 생각과 정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먹색의 깊은 농담처럼 작품들은 조선에 스며든 사대부의 가치관과 취향을 보여준다.
‘금, 변치 않는 기도를 담다’는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맞닿아 있던 불교미술을 조명한다. 불교미술은 오래 전부터 금으로 장식됐다. 유교의 시대가 되었지만, 불교는 정치적 명분이나 이념과 관계없이 왕실과 사대부, 일반 백성 등 모든 조선 사람들의 기원과 바람에 언제나 응답하는 신앙으로 존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자 청화 산수인물무늬 접시’, ‘십장생’, ‘지장시왕도’ 등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졌던 작품들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이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이 2024년 구입한 ‘산수도’, 기증받은 ‘초서’도 소개된다.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법당을 떠나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0호(25.07.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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