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의 저변의 확대…2025년 하반기 주목해볼 작품들은? [Culture]

이후 뉴욕, 도쿄 등지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하며 제프리 리차드(Jeffery Richards)와 헌터 아놀드(Hunter Arnold)가 공동제작을 맡아 2023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2024~2025년 시즌에 브로드웨이에서 ‘Maybe Happy Ending’이란 이름으로 정식 공연을 올린 작품은 미국 팬덤(fireflies, 반딧불이)을 형성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제78회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6관왕(극본상, 음악상(작사·작곡), 작품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순수 국내에서 창작돼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받게 된 것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처음이었다.

박천휴 작가는 지난 6월 24일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과 브로드웨이 관객들이) 같은 포인트에서 웃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눈물 흘려주신 게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공감해주신 관객들을 만난 경험들이 쌓여 있어 믿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었다”며 한국 관객에 대한 감사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의 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이상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조선 시대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삶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루는 작품이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 막을 올릴 예정으로, 뮤지컬 ‘엑스칼리버’, ‘마타하리’ 등을 연출한 권은아 연출가가 연출과 극작을,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을 창작한 브랜든 리(이성준)가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는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10월 30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 주연 배우 매트 도일, 센젤 아마디

(매트 도일) 정말 흥분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신춘수 프로듀서님께서 뉴욕에서 ‘위대한 개츠비’ 프로덕션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셨다. 함께 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4개월 동안 한국이란 나라에서, 공연에 참여하게 되어서 기쁘다.
(센젤 아마디) ‘위대한 개츠비’는 아름다운 쇼라고 생각한다. 브로드웨이에서 1년 전부터 상영했을 때부터 팬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데이지라는 인물을 좋아했는데, 직접 데이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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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까지 뮤지컬의 고장에서 흥행 중이다. 신춘수 프로듀서가 가장 중점으로 둔 부분이 뉴욕과 런던, 서울의 정서에 따라 다른 극으로 만드는 부분이었고, 한국 프로덕션 오디션이 타이트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부분을 고려했는가.
(신춘수 프로듀서) 브로드웨이에 극을 올릴 때부터 한국 공연을 고려했다. 그만큼 한국 관객들에게 잘 만들어 선보이겠다는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무대는 제이 개츠비의 내면의 소리를 어떻게 무대화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제이 개츠비 역의)매트 도일은 섬세하게 개츠비의 내면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했다. (데이지 뷰캐넌 역의)센젤 아마디는 오디션에서 앞으로 브로드웨이를 밝게 빛낼 멋진 배우가 될 거라는, 가능성이 높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오리지널 서울 프로덕션에서만 공연할 배우들로, 15주 동안 이 배우들과 함께 좋은 기억과 포부로 무대를 선보이려고 한다.
서울 공연은 모든 무대와 의상이 새로 제작이 된다. 가장 달라진 건 배우이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프로덕션마다 기존의 생각을 발전시켜서 덧칠해 나가는 기분이다. 한국, 미국, 영국 프로덕션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 유기적으로 결합이 되어서 좋은 화학작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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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덧칠한다’는 의미가 인상적이다. 브로드웨이 현지 관객 문화와, 한국 관객 문화가 비교가 될 거 같은데, 덧칠한다는 점이 한국의 관객 문화에 대해 고려한 부분도 있는가.
(신춘수 프로듀서) 공연은 만들어지면 만들어질수록 여러 가지로 발전해간다. 오리지널에서 디테일한 부분, 배우들과도 수정 작업을 거친다. (‘위대한 개츠비’)오리지널은 브로드웨이 시작을 의미한다. 그 무대에서 웨스트엔드로 디테일한 발전을 시켰고, 이번 서울 프로덕션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개츠비’를 처음 선보일 때 고민은, 세계 관객들에게 보편성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원작 소설을 무대의 언어로, 캐릭터의 내면의 소리를 어떻게 들려줄지가 고민의 시작이었다. 서울 공연만의 특별함은, 저희가 만들어가는 이 무대다. 배우들과, 프로덕션의 디테일이 모아진 섬세함이 ‘덧칠이 되었다’고 표현을 했다.
(매트 도일) 문화가 서로 다른데도 눈앞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프로듀서님이 ‘위대한 개츠비’를 뉴욕에서 제작하며 파장을 가져온 것에 깜짝 놀랐다. 뉴욕에서 ‘위대한 개츠비’와 관련해 SNS, 틱톡 등에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 팬층이 많다. 뉴욕이 브로드웨이와 뮤지컬의 태생지이지만, 한국과 미국의 이런 뮤지컬 문화가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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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국과, 영국, 그리고 한국 무대에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다. 초연작인데 세 개의 프로덕션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공연 도전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신춘수 프로듀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까지는 빠른 시간 내 무대를 올린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서울 공연은 오리지널 무대를 함께 선보이겠다는 강렬함이 가장 컸다. 강의 물줄기처럼 어느새 서울에 와 있는 듯하다. 아마 개츠비도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어느새 데이지의 앞에 서 있는 기분처럼. 잘 해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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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같은 경우도 미국에서 공연 중인데, 한국적인 감수성을 담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 서울 프로덕션에서 특별히 한국적인 감수성을 담은 요소가 있는지. 또한 원작이 갖고 있는 욕망, 사랑 등의 감정이 오늘날에는 자주 쓰이는 요소는 아닌데, 원작과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신춘수 프로듀서) 고전 명작은 영원하다고들 한다. 시대를 떠나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변주하기 때문에 그렇다. 1920년대는 지금처럼 모든 게 변하는 시기였다. 여전히 계층 간의 충돌이 여전히 존재하고, 소설 속 ‘아메리칸 드림’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결과가)따라올 수 있는지는 늘 숙제다. 이처럼 관통하는 이야기는 진부하지 않다고 생각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한국 뮤지컬에 엄청난 일이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한국과, 브로드웨이 관객에게 보편성을 가지기 위한 작업을 하며 크리에이티브 팀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일례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도 미국과 한국에서도 상당히 다르다. (미국 크리에이티브는)한국에서는 힘들 거 같다.(웃음) ‘위대한 개츠비’는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원작의 무게를 이기기에는 힘들지만, 무대 언어로서 잘 변주하고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각 제작사,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0호(25.07.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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