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러닝 열풍의 비밀…길 위의 유대감

2025. 7. 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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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러닝이 붐이다. 5명에 1명꼴로 뛴다고 한다. 뛰는 걸 혐오(!)하던 필자조차 러닝을 시작했으니 말 다 했다. 잦은 위장병과 저질체력으로 고생하다 보니 ‘이대론 안 되겠다’ 싶은 위기감에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뛰다 보니 뜻밖의 즐거움이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따라왔는데, 다름 아닌 ‘유대감(Connectedness)’이었다.
(일러스트 프리픽)
‘세상만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의 중심에는 어두움이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자기만 아는 것들-거의 이해하는 것이 없다는 것, 실수했다는 것, 후회스럽다는 것, 말만 앞선다는 것, 유치하다는 것, (중략) 그러나 우리에게는 어둠 속에서 함께 할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쓰다듬을 머리카락 같은 것, 파고들 품 같은 것, 나눌 체온 같은 것, 이를테면 온기 같은 것.’ (-도서 『아무튼, 메모』(정혜윤 지음 / 위고 펴냄) 中)

따로 표기를 해둔 책의 한 구절이다. 근래 계속되는 러닝 열풍에 떠올라 찾아보게 됐다. 다시 읽어봐도 좋다. 특히 뒷부분, ‘이를테면 온기 같은 것’을 읽을 땐 묘하게 애틋한 마음이 들고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기도 하면서.

사실 ‘뛰다’라는 행위는 그저 팔다리를 계속 놀리며 고생시키는 육체노동에 다름없는지라, 그 숨이 헉헉대는 반복 행위를 혼자 할 때는 10분도 100분 같이 느껴지곤 하는데, 누군가와 같이 뛸 때는 100분도 10분처럼 뛸 수 있을 것 같은 마법이 펼쳐진다. 가족, 친구 등 친밀한 이와 뛸 때는 물론이고, 하물며 혼자 뛸 때조차 시야에 뛰고 있는 누군가가 들어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괜스레 보폭도 한 번 맞추게 된다.

심지어 필자는 MBTI로 따지자면 뚜렷한 내향형(I)으로, 뭐든 혼자 하거나 고요를 대단히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필자보다 더 외향적이거나 관계 지향적인 이들, 사회적인 욕구가 넘쳐나는 젊은이 등 여러 계층에서 여러 이유로 러닝 크루(crew)가 열풍인 것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관계단절 속에서 러닝을 시작한 이들이 코로나 종식 후에는 ‘함께 하는’ 즐거움까지 배가됐으니 더욱 뛸 맛이 나는 것이다.

하물며 러닝도 이런데 삶의 궁지에 몰렸을 때는 오죽할까. 본래 사람은 그 어떤 순간에서조차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어하는 존재이다. 그만큼 혼자서는 약하고 두렵고 외롭다. 절실할수록 유대감, ‘이를테면 온기 같은 것’을 찾게 되는 이유다.

그러니 우리, 뛰자. 기왕이면 누군과와 함께. 혼자라도 마음 속으로는 어딘가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이를 떠올리며 뛰자. 그 길에서 만나는 누군가가 있다면 보폭을 맞추며 속으로, 또는 용기 내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보도록 하자.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0호(25.07.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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