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모은 돈인데” 법정서 흐느낀 제주농민, 피싱 수거책 8년 구형

김찬우 기자 2025. 7. 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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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직원 사칭 보이스피싱 40대 수거책, 4명-4억원대 편취
피해자 “치매 父 모시며 농사지어 힘들게 모은 돈” 엄벌 호소

검찰이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모시면서 힘겹게 농사를 지어 모은 농민의 돈을 가로채는 등 4명을 상대로 약 4억원을 편취한 40대 보이스피싱 수거책 A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날 피해자는 법정을 찾아 숨이 넘어갈 듯 흐느끼며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임재남 부장)는 24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첫 공판 및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초순쯤 카드사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활동, 현금을 수거·전달한 혐의다. 총 4명에게 합계 4억1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방청석에서 할 말이 있다며 발언권 얻은 피해자 B씨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아가며 A씨에 대해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엄벌을 요구했다. 

B씨는 "치매 아버지를 모시면서 농사를 지으며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돈이 1억9000만원"이라며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아이들 방세라도 보태려고 모은 돈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을 다니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고 있다.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하다. 숨쉬기도 어렵고 너무 황당해서 죽고 싶은 마음"이라며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흐느꼈다.

검찰은 "과거 같은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누범 기간에 또 범행을 저질렀다"며 "불특정 다수 여성을 상대로 범행해 죄질이 나쁘고 피해액도 고액으로 크다. 그런데 피해금 보전 등 회복도 요원한 상태"라고 설명한 뒤 재판부에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면서 "과거 비슷한 사기 건으로 복역, 출소한 뒤 성실하게 살려고 회사에서 5개월간 일했는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수사 초기부터 자백,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다시 한번 이런 일을 저질러 피해자에 죄송하다. 많이 후회하고 있고 다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월 18일 오전 10시에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