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드러나기까지 수십 년… "미성년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전면 폐지해야"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친족 성폭력은 피해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미성년 시절의 피해는 피해 인식 자체의 어려움, 표현력 부족, 가족 내 위계 등으로 신고나 고발이 더 어려워,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해자를 제때 처벌하는 현실적인 한계가 따른다. 이에 미성년 대상 친족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미성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성년 친족성폭력 범죄에까지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2024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한국성폭력상담소, 2025)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친족성폭력 피해 상담자의 절반 이상이 공소시효가 지난 후에야 상담을 받았다.
현행법은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정신적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두고 있다. 즉, 언제든지 기소 가능하다. 하지만 친족 관계가 있는 가해자는 이같은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만 13세 이상 미성년자가 성인이 된 뒤 피해를 신고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다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공소시효는 성인이 된 날부터 10년, DNA 등 과학적 증거가 발견되면 최대 10년 연장될 수는 있다.
보고서는 "미성년 친족성폭력 범죄의 경우,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후유증 등이 회복되지 어려우며 특히 우울감이나 분노, 자책 등 정신적 피해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미성년 피해자가 성폭력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으로 가해자가 장기간 도피하지도 않으며 특히 가해자가 피해자와 혈연 친족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경우, 피해자가 고소 고발을 하지 않아 국가의 수사 태만 등으로 공소 제기가 지연된 책임을 피의자에게 돌렸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다수의 학술 연구를 인용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는데 그 중, '성인 친족성폭력 피해자와 공소시효: 연장된 발견주의 법리, 지속적인 악영향'('Adult Incest Survivors and the Statute of Limitations: The Delayed Discovery Rule and Long–Term Damages', Denise M. DeRose, Santa Clara Law Review, 25, 1985) 연구에 따르면 친족성폭력 피해자의 75~90%는 성인이 될 때까지 피해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또 비영리 연구기관 ChildUSA가 2020년에 발간한 'Delayed Disclosure'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한 평균 연령이 52세에 이른다.
'피해 사실 공개, 반응, 사회적 지원: 아동 성폭력 성인 피해자 표본 연구 결과('Disclosure, Reactions, and Social Support: Findings from a Sample of Adult Victims of Child Sexual Abuse',Jonzon, E. and F. Lindblad, Child Maltreatment, 2004) 연구에 따르면 아동 성학대 피해자의 신고 지연은 트라우마, 가해자와의 친밀성, 사회적 낙인 등의 장벽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해 피해 공개까지 평균 2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미국 44개 주와 워싱턴 D.D., 연방정부에서는 일부 또는 전체 아동 성범죄에 대한 형사상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또 22년 9월 미국 연방의회는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폐지했다.
우리나라 제22대 국회에서는 ▲미성년 대상 친족성폭력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안, ▲모든 친족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제안하는 안, ▲친족관계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10년 또는 15년 연장하자는 안 등 총 4건이 발의됐다.
하지만 지난 3월 국회 법무부는 "13세 이상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에 대해 개선 취지에는 공감하나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이나 사회적 처벌 감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것은 친족성폭력의 은폐 가능성과 피해자의 신고 지연 등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는 것"이라며 "강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찬성하는 국민의 법 감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소시효뿐 아니라 미성년 친족성폭력 민사소송의 소멸시효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피해자 보호와 구제 확대를 위해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가지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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