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미국 쌀 수입 늘린다는데…한국은 4개국 협상해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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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에도 농산물 수입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농산물만 놓고 보면, 일본 정부가 미국 쌀 수입은 늘리면서 국내에는 쌀 수입량 총량이 늘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어 관세 협상에서 선방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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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에도 농산물 수입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달리 국제 조약에 따라 특정 국가의 쌀 수입량만 늘리기 어려운 처지여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 설명을 종합하면, 일본은 지난 23일(현지시각) 기존 쌀 수입 물량(할당저율관세·TRQ)인 약 77만톤을 유지하면서 그중 미국산 수입 비율(45% 수준)만 확대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관세가 0% 적용되는 할당저율관세 물량은 그대로 유지해 농민들의 피해는 방지하면서도, 미국산 수입 비중을 늘려 마치 시장을 추가 개방하는 듯 협상 카드로 활용한 셈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 타결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에 공개하면서, “쌀과 일부 농산물 등에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할당저율관세를 운용하고 있다. 5% 수준 저율 관세를 부과하는 물량으로, 매해 40만8700톤을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운용하고 있는 할당저율관세 물량은 국가별 쿼터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베트남·미국·오스트레일리아·타이 등과 국제협약으로 5개국 물량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물량이 38.5%로 가장 크고, 이어 미국이 32.4%로 많다. 한국은 할당저율관세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쌀에 대해 513%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각국의 쿼터 변경을 위해서는 협상을 비준한 5개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른 국가와의 협의 없이 미국산 쌀 수입량을 늘리면 세계무역기구(WTO) 조약 위반이다.
일본은 국내 쌀 생산량을 꾸준히 줄이는 정책을 펼쳐, 쌀 수급을 균형 상태로 만들어둔 상태다. 지난해엔 이상 기후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상황이 발생하며 일본 쌀값이 2배 폭등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매해 30만톤 이상의 쌀이 과잉생산되고 있다. 수입량을 더 늘리기 어려운 공급 측면의 요인도 있는 셈이다.
백악관은 미일 무역 합의에서 일본이 옥수수·대두·비료·바이오에탄올 등 미국 제품 80억달러(약 11조원)를 구매하고, 미국산 쌀 수입을 75%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농산물만 놓고 보면, 일본 정부가 미국 쌀 수입은 늘리면서 국내에는 쌀 수입량 총량이 늘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어 관세 협상에서 선방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2일 대외관계장관회의에서 소고기나 쌀 등 농산물 개방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일본의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미국 쪽 압박이 거세지면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미국은 한국에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도 요구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하는 통상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스트레일리아가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사실을 선전하며 수입을 거부한 국가들에 대한 ‘압박’성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스트레일리아에 매우 많은 소고기를 판매할 것이다. 이는 미국산 소고기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최고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국가들은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에 전했다는 메시지(ON NOTICE)는 주로 ‘경고’ 혹은 ‘통보’의 의미로 쓰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문자를 사용해 강조한 점을 볼 때 경고의 의미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거부한 나라들에도 수입 요구를 압박했다는 얘기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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