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메고 책 들고… 독립운동가의 ‘오늘’

“부디 그리들 살고 계시길….”
독립운동가들이 나오는 짧은 영상 하나에 달린 댓글이다. 책가방을 멘 채 학교 앞에서 해맑게 웃는 고등학생 유관순, 교복 차림의 학생들 사이에서 책을 들고 복도를 걷는 교사 윤봉길, 짧은 머리에 항공 점퍼를 입고 환하게 웃는 군인 안중근까지. 인공지능(AI)이 복원한 독립운동가들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관순 열사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너무 슬프다. 빛나는 청춘이었을 분들…” 등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영상들은 유튜브 채널 ‘쏠리즘(ssollism)’을 운영하는 박일(35)씨의 손에서 탄생했다. 충북 증평군 제13특수임무여단에서 13년 군복무 끝에 상사로 전역한 그는 외벽 페인트공으로 일하는 틈틈이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왔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해 독립운동가들의 ‘오늘’을 상상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 너무 많은데, 이름조차 기억 못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AI로라도 복원해 사람들이 잊지 않게 만들고 싶었죠.” 박씨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작품들이 한 달 만에 377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6·25 전사자, 연평해전 전사자 등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계속해서 다시 불러내겠다”고 다짐했다.

박씨뿐만이 아니다. ‘Ai 기억복원소’ ‘그려DREAM’ ‘리스토리’ 등 다양한 유튜브 채널에서 독립운동가의 생전 모습을 AI로 복원하고 있다. 유튜브 쇼츠로 만들어진 이들 영상은 수십만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투 중 개구리를 쪄 먹는 홍범도 장군, 감옥에서 메마른 보리밥을 먹는 만해 한용운, 학사모를 쓰고 눈물을 훔치는 윤동주 시인, 광복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부르며 웃는 김좌진 장군 등 상상력을 더한 장면들이 현실감 있게 재현돼 마치 생전 모습을 직접 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독립기념관도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의 영상을 만들어 공개한 바 있다. 흑백사진에 실제 시대상을 반영한 색을 입히고, 손상된 부분은 AI 영상 보정 기술을 통해 구현했다. 유관순 열사의 사진에서는 가슴에 붙어 있던 수형번호를 제거하고, 잘려 있던 왼팔을 다시 그려 넣었다. 표정과 입술 움직임까지 구현해 마치 영상 통화를 하는 듯한 생생함을 더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존경과 애도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감정”이라며 “과거에는 상상만 하던 그분들의 생생한 모습을 AI 기술 덕분에 마치 지금 살아 있는 듯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면서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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