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만 만나면 사라진다"…강화도 연쇄 살인 사건의 실체 ('꼬꼬무')


[TV리포트=은주영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네 건의 사건에 얽힌 '강화도 무법자'의 충격적 실체를 추적하며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꼬꼬무'에서는 '그를 만나면 사라진다'를 주제로 배우 박하나, 박명훈, '미야오' 가원이 리스너로 출연했다.
이야기는 24년 전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2001년 12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정연주 씨(가명)는 외할머니에게서 엄마가 연락이 안 된다는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인 40세 이윤희 씨(가명)는 당일 외가에 들렀다가 오후에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 뒤로 연락이 두절됐다. 외가를 떠나던 어머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사람만 사라졌을 뿐 집에 있던 짐이나 돈, 외출 흔적은 전혀 남지 않았다. 결국 윤희 씨는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이로부터 13년 뒤인 2014년 인천 강화도에서 30대 중반 남성 임 씨가 실종됐다. 강화경찰서 강력팀은 그가 권 씨라는 인물을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권 씨는 이미 과거 강화도에서 두 건의 실종 사건, 한 건의 살인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피해자들이 살해·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바로 권 씨였던 것. 인근 주민들은 "그 사람만 만나면 모두 사라진다"라며 권 씨를 두려워했다. 결국 임 씨는 강화도의 한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권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유력한 용의자가 됐고 앞선 혐의들을 포함해 총 네 건의 사건의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내 그 충격적인 내막이 드러났다. 실종됐던 이윤희 씨는 강화도에서 권 씨가 운영하던 횟집에서 일했다. 권 씨는 윤희 씨 가족에게 그가 일본으로 간 것 같다고 했지만 그녀의 해외 출국 기록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사건은 단서 하나 없이 미제로 남았다.
그러던 중 형사들은 항상 권 씨 곁에 있던 직원 조 씨의 수상한 정황을 발견했다. 그는 윤희 씨 실종 뒤 차량을 치우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벌였다. 술에 취한 조 씨는 "내가 말이야, 다 알고 있어. 내가 입만 열면 그 자식은 징역이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4년 9월 조 씨마저 실종됐다. 실종 직전 그는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권 씨가 저지른 일을 다 말하겠다고 했지만 다음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후 조 씨 소유의 토지가 권 씨로 소유주가 변경됐으며 그 서류가 조 씨 실종 이후 작성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윤희 씨 실종 한 달 뒤 작성된 부동산 매매계약서도 권 씨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의 실종과 권 씨가 취득한 부동산 사이에는 석연치 않은 연결고리가 존재했고 권 씨가 이들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땅 부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실상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빚에 시달리고 있던 권 씨는 두 실종 사건 모두 "모른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결정적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이때부터 강화도 일대에는 그에 대한 괴담이 돌기 시작했다.
이런 권 씨가 또다시 살인사건에 휘말렸다. 2006년 권 씨와 부동산 분쟁 중이던 펜션 관리인 박 씨가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 박 씨는 28군데 골절을 입고 살해됐다. 김영규 당시 강화경찰서 형사는 "권 씨가 펜션 앞에 앉아 한참을 바라봤다는 제보를 받았다. 섬찟했다"라고 회고했다.
앞선 두 사건과 다르게 시신, 범행 동기, 통화 내역이 확보돼 경찰은 권 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구속된 권 씨는 극도로 긴장하며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하면 형량이 얼마나 되느냐"라고 해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다음 날 증거 부족으로 영장이 기각되고 말았다.
그는 2014년 또다시 임 씨의 살인 사건에 연루되며 네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됐다. 권 씨 땅을 매입하려고 했던 임 씨는 해당 토지가 빚으로 얽혀 있자 권 씨를 찾아갔다. 이후 임 씨는 살해된 채 발견됐다. 임 씨가 죽던 날 권 씨는 그의 차량을 운전해 김포까지 갔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강화도로 돌아온 사실이 밝혀졌다. CCTV 영상, 택시 기사의 증언, 권 씨의 지문이 묻은 임 씨의 물건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수사팀은 권 씨의 집과 대규모 부지를 수색한 끝에 컨테이너 문손잡이에서 임 씨의 혈흔을 발견했다.
결정적 증거 앞에서도 권 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형사들이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간다고 반발했다. 이에 박하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진짜 화난다"라고 분노했다. 결국 권 씨는 13년 만에 법정에 섰으나 증거 조작을 주장하며 끝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권 씨는 결국 임 씨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됐지만 다른 세 건의 미제 사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부인했다. 더구나 권 씨가 3년 전 사망해 진실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알려지자 박하나는 "남은 가족들은 어떡하라고"라며 눈물을 삼켰다.
MC들은 연주 씨가 모친에 대한 제보 연락을 기다리며 24년간 전화번호를 바꾸지 못한 사연을 전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은주영 기자 ejy@tvreport.co.kr /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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