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MR 육성’에 여·야·정 초당적 협력…국회는 ‘청사진’, 김정관은 ‘육성 전략’ 짠다

변문우 기자 2025. 7. 25. 12: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탈원전파도 ‘에너지 믹스’로 돌아서”…李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SMR 육성 정책 포함
김정관 산업장관, ‘R&D-안전-생태계-상용화-수출’ 전 주기 망라한 ‘산업화 로드맵’ 제시
‘SMR 특별법’ 이어 여야 초당적 ‘연구포럼’ 출범 초읽기…‘與 허성무-野 최형두’ 쌍두마차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인공지능(AI) 기본사회의 성패는 결국 에너지에 달렸다." 산업계 종사자들이 한목소리로 같은 이야기를 외치는 것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천명한 AI 강국을 구축해 글로벌 경쟁에 나서려면 막대한 규모의 '에너지 확충'이 시급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오랜만에 초당적으로 힘을 합쳐 차세대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SMR(소형모듈원전)' 전략 육성에 집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취재에 따르면, 여야 양당의 일부 의원은 최근 'SMR 특별법'을 공동 발의한 데 이어 국회 차원의 초당적 'SMR 연구포럼' 정례화도 함께 기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도 발맞춰 'SMR 시대'를 위한 포석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초안에 SMR 육성 정책이 포함된 것은 물론, 산업 에너지 정책의 키를 쥔 김정관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여야 합작품인 SMR 특별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산업부 차원의 ①SMR 연구개발(R&D) 지원 ②안전 담보 규제 수립 ③제조 생태계 구축 ④국내 상용화 ⑤해외 수출에 이르는 'SMR 산업화 5대 범주 로드맵' 구상안까지 제시했다. 이에 그간 계엄과 탄핵, 대선 정국 등을 거치면서 여느 때보다 경색된 여·야·정이 SMR을 고리로 '협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오른쪽 사진)2024년 10월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하반기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 당시 한국수력 원자력 부스에 설치됐던 SMR 모형이다. (왼쪽 사진)7월23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연합뉴스

원전맨 김정관의 비전 'SMR 키워 역수출'

"SMR의 필요성은 전 세계가 인지하고 있고, 이 대통령께서도 대선후보 시절 TV토론이나 유세 과정에서 SMR 육성을 추진하겠다고 계속 말해 왔다. 그런데 맨 처음에 국정기획위원회(국정위)에서 짠 국정과제 초안에는 SMR 육성 안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약 2주 전 국정위와 국회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 때 해당 안을 제출하고 목소리를 내서 결국 국정과제 초안 마지막에 아웃라인 형식으로 반영됐다."

여권에서 '원전통'으로 꼽히는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22일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밝힌 막전막후대로, SMR 육성 정책은 우여곡절 끝에 국정위의 100대 국정과제 초안에 최종적으로 들어갔다. 당초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는 '원전'이라는 키워드에 민감한 집토끼 지지층 표심을 고려한 듯 SMR 정책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AI 육성에 수반될 전력 수요 급증을 고려할 때 대형원전보다 안전성은 높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SMR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국정위에서 판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SMR이 국정과제의 핵심 키워드로 본격 떠오르면서 정치권도 분주해졌다. 일단 국회에선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SMR 특별법 발의 경쟁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허성무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초당적 공감대를 이뤘다. 해당 법안에는 SMR 진흥에 필요한 재원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 산하에 'SMR 산업발전 전용기금'을 설치하는 안을 비롯해 'SMR 전략특구' 설치, SMR 수출 관련 '인허가 신속처리 특례' 등의 조항이 담겼다.

특히 취재에 따르면, 양당 일부 의원이 국회 연구단체인 'SMR 전략포럼'을 만들고 정례화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허성무 의원과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포럼 출범을 기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는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물론,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과 황정아 대변인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허성무 의원은 "가격이나 안전성 등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극소화할 전략을 (포럼에서) 함께 모색할 것 같다"며 "시점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공론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나아가 국회와 정부 간 협력을 위해 'SMR 전략 TF(태스크포스)' 체계를 운영하는 안도 의원들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는 전언이다. 허성무 의원은 "산업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유관 부처와 협력하는 TF 체계를 운영하려고 한다"며 "또 민간기업과 과학계, 지방자치단체와의 현장 중심 간담회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국회의 움직임에 적극 호응할 계획이다. 7월2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정관 신임 산업부 장관은 원전 대표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근무 이력을 내세워 'SMR 전략 육성' 기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 그는 인사청문회 비공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SMR 특별법 제정에 대한 견해로 "급격한 시장 성장이 전망되는 SMR의 개발과 사업화를 촉진하고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국회에도 다수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국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관계 부처 협의와 업계 의견 수렴 등을 토대로 관련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관표 'SMR 전략 육성 로드맵' 구상안도 해당 답변서를 통해 공개됐다. 김 장관은 복수의 의원이 SMR 산업화 전략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가 대형원전에 이어 글로벌 신(新)시장인 SMR에 대해서도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전(全) 주기적인 정책적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다. 또 SMR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SMR 산업화 촉진을 통한 우리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5가지 범주의 전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①R&D(혁신형 SMR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산업 전 주기에 필요한 후속 기술 개발 지원) ②규제(안전성을 최우선으로 SMR 특화 안전체계 적기 수립) ③생태계(공급망 기반으로 SMR 혁신제조·공정설비 국산화 및 지역별 파운드리 거점 구축 지원) ④상용화(연계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산업용 수요를 충족하는 비즈니스 창출 유도) ⑤수출(국가별 수출 전략 마련 등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 전략 등이 전방위적으로 명시됐다.

탈원전파 김성환, '원전 활용론'으로 선회

물론 여권 내부에선 여전히 SMR 육성 방침에 우려를 표하는 '탈(脫)원전파' 인사들의 목소리도 있다. SMR 기술의 불확실성과 막대한 재정 투입 리스크, 그리고 핵폐기물 배출 문제 등의 이유에서다. 탈핵공동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물론, 원내에서도 재생에너지 주력에 방점을 찍은 세미나와 간담회 등이 연일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최근 '안전한 SMR'의 필요성에 점차 공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친(親)원전파로 꼽히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재생에너지파 의원들도 SMR이 기술력과 안전성만 담보된다면 재생에너지와 함께 투트랙으로 산업 발전을 이끌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파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7월15일 인사청문회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만약 양당에서 SMR 정책을 당론으로 확정하는 단계까지 이른다면, 향후 여·야·정 협의 차원에서 일사천리로 합을 맞춰 정부 주도의 SMR 전략 육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선 이를 통해 개발한 'K-SMR' 기술이나 국내에서 제조한 SMR 모델을 해외시장에 많이 팔 경우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의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이끈 주축인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관계자는 "SMR 전략 육성을 통해 원전 수주 성공 신화를 다시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