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천재 소리 듣던 아이, 왜 자라면서 평범해질까? ‘이것’ 때문! [공부 뇌 만들기 프로젝트]

당시 〈브레인전〉을 기획할 때, 화가의 뇌와 작품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술작품 경매 시장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젊은 신예 작가의 작품을 구입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소장자에게는 자신이 구입한 작품의 가격이 앞으로 상승할지, 하락할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작품의 가격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제 가설은 이렇습니다. 작가의 창의성이 지속적으로 발현된다면, 앞으로 더 혁신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것이고, 결국 나중 작품이 시장에서 인정받게 되면 초기 작품도 덩달아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작가의 창의성이 고갈되기 시작했다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며, 그의 이전 작품들도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가의 뇌를 들여다보고, 지속적으로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뇌인지, 아니면 지금 창의성의 정점을 지나 앞으로 꺾일 뇌인지를 현시점에서 예측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예측 논리는 자녀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영특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도 계속 똑똑하거나 더욱 영특해질 수 있을지, 아니면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성장하면서 어릴 적 총기가 사라지고 평범한 아이가 될 가능성은 없는지를 현시점에서 예측해보자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어릴 적 신동이나 영재로 불리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평범한 아이로 전락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다섯 살 때 너무 영특해서 동네에서 천재 소리를 듣던 한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에는 너무도 평범해져버린 안타까운 사례가 있습니다. 이 아이의 경우, 동네 사람마다 엄마에게 “아이 공부 정말 잘하죠?”라고 물어보니, 아이뿐 아니라 엄마도 큰 부담을 느껴 결국 그 동네를 떠나 지방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이런 경우를 수없이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mk/20250725112103983tegq.jpg)
하지만 저는 교육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관찰하면서 또 하나의 결정적 요인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영재성이 사라지는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우뇌적 인지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감성과 직관이 뛰어난 우뇌형 아이들은 IQ도 높지만, 감성과 직관 능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들은 무엇이든 가르치기만 하면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기억력도 매우 뛰어납니다. 어지간한 수학 문제는 머릿속으로 다 풀어낼 정도입니다. 여기에 창의성까지 더해져,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들의 이러한 강점이 나중에는 약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순차적 사고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어릴 때는 직관으로 모든 과목을 잘 해내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직관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등장하면 곧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과도한 수학 학습까지 강요되면 언어 감각마저 무뎌지고, 그 좋던 창의성까지 위축됩니다. 그렇게 아이는 순식간에 평범한 아이로 전락하게 됩니다. 아이의 얼굴 인상조차 바뀌는 것을 저는 여러 번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전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영재아라도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재도 특정 분야에 집중된 재능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영재아는 52장의 포커카드를 임의로 나열해놓으면 한 번에 그 순서를 모두 기억해냅니다. 놀라운 이미지 기억 능력을 지닌 경우입니다. 또 어떤 영재아는 영어 스토리를 몇 번 듣기만 해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줄줄 외웁니다.
여기서 우리가 절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해력과 기억력이 좋다는 것과, 깊이 있게 사고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영재아라도 저절로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는 못합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생각에 대한 생각과 같은 고차원적 사고를 훈련받아야 비로소 깊이 생각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순서대로 잘 기억하는 것과 순차적 사고를 하는 것 역시 다릅니다. 영재아들은 순서 기억은 잘하지만, 어떤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단계별로 파고들어 원리를 찾아내는 능력, 즉 진정한 순차적 사고에는 취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먼저 날카로운 지성의 칼을 쥐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채, 머리가 좋다고 어릴 때부터 수학이나 물리 같은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면, 아이는 망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어린 시절 우뇌적 인지성향의 영재아들이 사라져버린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어릴 때 지적 호기심은 많지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좋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천재 같고, 어떻게 보면 바보 같습니다. 초등 저학년 때는 두각을 드러내기는커녕 어디에 데리고 나가기조차 걱정되는 아이입니다. 선생님은 부모에게 ADHD 검사를 권유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엄마가 보기에도 아이가 특별히 똑똑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학에는 빠져 있지만, 연산은 싫어하고 영어 공부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이 좌우뇌형 아이가 저학년 때는 우뇌의 예술적 재능을 보이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좌뇌적 성향이 강화되며 과학에 영재적 특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아이가 과학에 두각을 드러내자마자 부모나 교사가 수학·과학 중심의 편협한 교육을 시키면서 아이의 창의성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결국 창의성의 근원인 예술성마저 사라져버립니다.
여기서 엄마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을 100년 동안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과학과 예술을 동시에 좋아한 과학자들이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 환경은 여전히 편향되어 있어서 좌우뇌형 영재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AI 인재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소프트웨어 인재는 그나마 있지만, 세계와 경쟁할 S급 창의 인재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지금의 교육 환경이 그런 인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들의 타고난 창의성을 무의식적으로 꺾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순차적 사고조차 교육하지 않으니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나라에는 정말 똑똑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제라도 영재아들에게 편협한 지식 중심 교육이 아닌, 날카로운 분석력과 고차 사고력을 길러주고, 그 위에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뇌 기반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글로벌 교육 강국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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