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힘줘야할 때 주고 뺄 때 뺀 영리한 대중영화

아이즈 ize 정유미(칼럼니스트) 2025. 7. 25. 10: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정석이 올여름 또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무더위 물리친다!

아이즈 ize 정유미(칼럼니스트)

사진제공=NEW

인기 웹툰 '좀비딸'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로 재탄생했다. 2025 여름 기대작 중 하나인 한국 영화 '좀비딸'은 웹툰 원작 영화, 가족 코미디, 장르 영화로 봐도 고른 점수를 받을 만하다. 여기에 하나 더. 조정석의 코미디는 믿고 볼 만하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원작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린 배우(고양이 포함)들의 호연 덕분에 원작보다 훨씬 유쾌한 분위기다. '좀비딸'은 올여름 극장가에 웃음과 활력을 불어넣을 작품이다.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한 원작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 딸을 지키는 '딸바보' 아빠의 일상 이야기를 그린 개그 좀비 만화로 좀비 소재를 일반 호러물이 아닌 개그와 가족 드라마로 풀어 인기를 끌었다. 2022년에는 EBS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되어 그해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장관상을 받았다.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영화화까지 이룬 '좀비딸'은 웹툰 IP의 성공 사례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화의 만듦새는 어떨까. 영화 '좀비딸'은 원작을 세심하게 매만진 티가 역력하다. 캐릭터 각색이 두드러지고, 전개도 매끄럽다. 원작에서 주인공인 아빠 정환의 직업을 프리랜서 번역가에서 동물(호랑이) 조련사로 바꿔 좀비딸을 훈련하는 설정에 설득력을 더했다. 정환의 동창이자 첫사랑인 연화가 정환의 딸이 좀비라는 사실을 원작보다 일찍 알게 해 연화 캐릭터를 능동적으로 만들었다. 정환이 딸 수아와 함께 머무르는 고향 배경도 산촌에서 어촌으로 변경해 영화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인공 정환을 연기한 조정석은 '좀비딸'에서도 능수능란한 코미디 연기를 펼친다. 특유의 춤 솜씨와 몸개그로 중학생 딸을 웃기는 아빠의 모습부터 노모와 옥신각신하는 아들, 친구와 투닥거리는 모습까지 그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에 빠져든다. 조정석처럼 배우 고유의 능력이 매번 캐릭터를 살리는 경우도 드물다. '엑시트'(2019), '파일럿'(2024)에 이어 '좀비딸'까지 조정석 코미디 3부작이 제대로 완성된 듯하다. 

영화에서 좀비가 된 딸 수아는 아역배우 최유리가 연기했다. 영화 '외계+인'에서 어린 이안 역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다. 좀비 분장과 좀비 연기는 성인 연기자도 수월하지 않은데 최유리는 사춘기 중학생과 좀비를 오가는 연기로 웹툰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살렸다.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다가 할머니 밤순(이정은) 앞에선 꼼짝 못하는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원작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줄 몰랐는데, 최유리의 공이 크다.  

원작에서 가장 만화적인 캐릭터였던 밤순은 이정은의 연기에 힘입어 영화에선 훨훨 난다. 올림머리에 작은 안경을 낀 밤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은 물론, 차진 연기력로 진솔한 웃음을 이끈다. 정환의 친구 동배 역을 맡은 윤경호의 코미디 연기는 연신 웃음을 유발하다가 큰 한 방을 선사하니 기대해도 좋다. 좀비를 혐오하는 연화로 출연한 조여정의 캐릭터에 딱 맞는 깔끔한 연기도 돋보인다. 원작에서 사랑받은 고양이 애용이 캐릭터는 CG가 아닌 실제 고양이를 캐스팅해 촬영했다는 점을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사진제공=NEW

원작 내용을 알고 본다면 정환과 수아가 머무는 은봉리 마을 사람들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축약된 부분이 아쉬울 수도 있고, 원작 내용을 모르고 영화를 본다면 후반부 전개가 신파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원작의 중심 줄기를 따라가면서 부성애,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고스란히 담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원작과 조금 다른 결말도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영화 '좀비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적당히 힘을 뺀 영화라는 점이다. 너무 가벼운 코미디로 흐르지도 않고, 억지 감동을 주려고 무리수를 던지지도 않는다. 원작의 재미 요소와 개연성을 키우고, 거친 부분을 다듬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코미디 영화로 만들었다. 힘을 뺄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대신에 배우들이 연기로 힘을 주니까 영화를 보면서 즐거운 만족감이 든다. 올여름 무더위를 피해 여유를 찾고 싶다면 영화 '좀비딸'을 선택하시길. 지칠 땐 웃음이 답이다.     

정유미(칼럼니스트)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