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투자한 자국 기업 대출에 손실 보전… 韓도 가능할까

세종=문수빈 기자 2025. 7. 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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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상호관세율을 기존보다 10%포인트(p) 깎았다.

일본 정부가 마련한 대미 투자 기업 금융 지원방안을 한국 정부도 벤치마킹해 비슷한 대미 투자 프로그램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국제통상학회장 허정 서강대 교수는 "(일본에 견줄 만한) 상당한 규모의 투자 플랜을 미국에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공기업만 갖고는 안 돼 대기업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대기업에 대출과 보증을 해준다고 했을 때 국민 정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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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美에 5500억달러 투자 약속
정부가 금융 지원해 기업이 투자하는 방식
韓 역시 유사한 프로그램 꾸릴 가능성 제기
정부가 대기업 美 투자 때 대출·보증… 반감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연합뉴스

일본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상호관세율을 기존보다 10%포인트(p) 깎았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대미 투자 구조 파악에 나섰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관세 협상을 먼저 마친 터라 이들이 미국에 제시한 ‘당근’을 기초로 협상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일본 정부가 마련한 대미 투자 기업 금융 지원방안을 한국 정부도 벤치마킹해 비슷한 대미 투자 프로그램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본은 ‘재팬 인베스트먼트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투자 재원 방안의 핵심은 대출과 보증이다. 일본의 정책 금융기관이 자국 기업에 미국 투자 자금을 빌려주거나 기업이 자체적으로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일정 부분 보전해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재팬 인베스트먼트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수행할 정책 금융기관으로는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이 거론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의를 진행하면서) 일본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대미 투자 펀드를 만들 것이냐’는 질문엔 “협상의 패를 외부에 먼저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말을 아꼈다.

외신에선 이미 구체적인 대미 투자 수치까지 나오고 있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에 40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일본에 처음 요구한 투자 규모와 같다.

2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은 패널에 4000억달러로 인쇄된 일본의 대미 투자액이 수기로 5000억달러로 수정돼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엑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장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 규모를 1500억달러 증액 요구했고, 이를 관철시켰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22일(현지 시각) 미·일 무역협상 합의 소식을 발표한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백악관 집무실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엔 일본의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달러로 인쇄된 패널에 굵은 펜으로 선이 그어졌고, ‘4’가 ‘5’로 수정된 모습이 담겨있다. 최종 발표 단계에서 500억달러가 추가되면서 일본은 총 5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일본은 재팬 인베스트먼트 아메리카 이니셔티브와 쌀 등 일부 농산물·자동차·트럭 시장 개방 등을 약속하고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에 제안할 카드 중 하나로 대미 투자를 검토 중이다. 제안 규모는 1000억달러로 알려졌다. 이는 순수하게 기업의 투자 계획 규모를 합친 것으로, 대출과 보증 등 정부의 금융 지원이 포함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미국이 혹할 만한 관세 협상 카드를 내놓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국국제통상학회장 허정 서강대 교수는 “(일본에 견줄 만한) 상당한 규모의 투자 플랜을 미국에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공기업만 갖고는 안 돼 대기업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대기업에 대출과 보증을 해준다고 했을 때 국민 정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간 '2+2 통상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의는 시작도 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예정된 한미 재무·통상 2+2 회담을 위해 출국하려다 취소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구 부총리가 타려던 비행기가 이륙하기 1시간여 전에 벌어진 일이다.

한미 양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2+2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미국으로부터 베선트 재무장관이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유를 듣지 못했다. 추후 회담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상호관세 부과일은 다음 달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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