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기다려, 죽기 전 새집 살고 싶다” 오세훈 시장에게 이주비 대출 읍소한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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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한 조합원이 울먹이며 말을 건넸다.
오 시장은 이곳 주민과 조합원들을 향해 "신당9구역은 고도제한 해제와 함께 사업성을 높이는 구조적 인센티브를 적용해 서울시 전체 공급 전략의 모델로 삼겠다"며 "이번 정책의 시작점이자 상징적인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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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노인정 물 안 나오고, 이주비 막혀 이사 못 가”
서울시, 이주비 대출 규제 금융위와 완화 논의 착수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년을 기다렸습니다. 이곳 주민들 중 노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새집에서 걱정없이 한 번 살아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당9구역 원주민 A씨)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한 조합원이 울먹이며 말을 건넸다. 이날 현장 순회가 진행된 사업대상지 곳곳에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노후 건축물들이 빼곡하게 밀집해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성인 남성 3명이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좁고 가파른 상황이었다.
지형이 높아 7층 이상 건축이 불가능했던 신당9구역에는 서울시의 ‘규제철폐 3호’가 처음 적용됐다. 고도제한 해제·용적률 보정·공공기여 완화 등 세 가지 인센티브가 동시에 적용되면서 20년 넘게 정체됐던 정비사업은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오 시장은 이곳 주민과 조합원들을 향해 “신당9구역은 고도제한 해제와 함께 사업성을 높이는 구조적 인센티브를 적용해 서울시 전체 공급 전략의 모델로 삼겠다”며 “이번 정책의 시작점이자 상징적인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신당9구역은 최고 층수를 15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되면서 가구 수도 기존 300가구에서 500가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합 측은 벌써 변화의 조짐을 체감하고 있다. 그동안 사업성이 낮아 시공사 유치에 네 번 실패했지만, 15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지자 4곳의 건설사가 접촉해 왔다.
조합 관계자는 “그동안은 어느 시공사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조건이 바뀌자마자 건설사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비계획이 완결되면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전환점도 함께 발표됐다. 서울시는 구역 지정 단계에만 적용되던 처리 기한제를 모든 단계로 확대해 11년 걸리던 정비사업을 최대 5년 6개월까지 단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구역마다 공정촉진책임관과 갈등관리책임관을 지정해 사업 지연과 주민 갈등을 사전에 해소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오 시장은 “이제 조합이 혼자 정비사업을 끌고 가는 시대는 끝났다”며 “서울시가 직접 관리하며 단계별 기한을 설정해 완료하도록 이중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만 분출되지는 않았다. 이주비 문제로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는 신당10구역 조합원들도 호소를 이어갔다. 조합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이 막혀서 실질적인 이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협의가 오래걸리는 것 같은데, 예외적 상황을 인정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측은 “당장 이주가 급한 사업지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국토부와 실무 논의에 착수한 상태로, 시급한 구역부터 신속히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령 주민들은 열악한 환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다산동 소규모 쉼터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서 한 주민은 “노인정은 물도 안 나오고, 쉼터에는 선풍기도 없다”며 “언덕길도 너무 좁아 비만 오면 밖에 나가기도 무섭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새집 살이’에 대한 바람을 전하며 “여기서도 사람이 하나 죽어 나가야 하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당2구역 조합관계자는 “이 일대에 거주하는 원주민 중에는 치매 노인도 많다”며 “강수량이 많을 때면 물난리 나고 전기가 끊겨 생명에 위협을 느낄 때도 많다”고 호소했다.
이에 오 시장은 “남산 아래라는 이유로 재개발에서 소외됐던 중구가 오늘을 계기로 서울 공급 속도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구역 지정에 5년 걸리던 것을 2년 6개월로 줄이고, 서울시가 직접 공정별 기한을 책임지며 11년 내 입주까지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시 주택실 역시 “신당9구역 사례를 전 구역에 모범 매뉴얼로 배포할 계획”이라며 “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보조금 지원과 조합 설립 준비까지 이어지는 일괄 구조로 모든 사업장을 체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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