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창피했어요”…‘소비쿠폰’이 부른 뜻밖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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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본격화된 가운데 일부 지자체가 지급 대상에 따라 선불카드에 금액을 표기하거나 카드 색상을 달리하면서 개인정보 노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청 사흘 만에 전국적으로 2조5000억원 이상이 지급됐지만 실물 선불카드로 쿠폰을 받은 일부 수혜자들 사이에서는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불편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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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유발하는 구조 바람직하지 않아”
“지자체, 통일된 지급 기준·개인정보 보호
설계 갖춘 시스템 조속히 마련해야”

25일 정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은 지난 21일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1차 지급분은 △일반 시민 1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 가정 30만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40만원 등으로 차등 지급된다. 비수도권 주민은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은 5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신청 사흘 만에 전국적으로 2조5000억원 이상이 지급됐지만 실물 선불카드로 쿠폰을 받은 일부 수혜자들 사이에서는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불편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카드에 지급 금액이 명시되거나 색상으로 수혜 대상이 구분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수혜자의 민감한 신상 정보가 타인에게 쉽게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쏟아지는 불만…“복지 받으면서 낙인도 함께 주는 건가요?”
서울 자치구에서는 카드에 별도 금액 표기가 없다. 부산·경남·강원 등에서는 카드 전면에 지급 금액이 인쇄돼 있다. 광주광역시는 수혜 유형별로 카드 색상까지 다르게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용 카드가 특정 색상으로 구분돼 지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를 꺼내는 순간 내가 기초수급자인 것이 노출돼 창피했다”, “마트 계산대에서 민망한 시선을 받았다”는 수혜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복지 혜택을 받는 대신 낙인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일부 지자체는 카드 표면에 금액 정보를 가리는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일반 지역화폐와 유사한 상생카드 형태로 전환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전문가들 “행정 편의보다 ‘수혜자 인권’이 우선돼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공복지 사업에서 인권 감수성이 결여된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하면서 지급 시스템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기초수급 여부나 가족 형태는 민감 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한 설계상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복지행정 전문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차별적 인식이나 낙인을 유발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단순히 카드를 꺼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 사정이 공개되는 방식은 복지 정책의 근본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행정 편의를 위해 수혜자의 인권과 사생활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면서 “전국 지자체가 통일된 지급 기준과 개인정보 보호 설계를 갖춘 시스템을 마련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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