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는, 함께, 모험해야 하는가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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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들이 중·고교 시절을 거치며 운동이나 야외 활동과 멀어지고, 모험·도전 같은 야심 찬 단어들은 삶에서 희미해진다.
그렇게 사력을 다해 운동보다 공부를, 모험보다 안정을 좇아가다 보면, 기껏해야 본연의 자아와 무관한 보통의 나를 만나게 된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은 그런 안온하지만 공허한 삶을 뛰쳐나온 여자 세명이 여성들에게 보내는 '모험으로의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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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들이 중·고교 시절을 거치며 운동이나 야외 활동과 멀어지고, 모험·도전 같은 야심 찬 단어들은 삶에서 희미해진다. 그렇게 사력을 다해 운동보다 공부를, 모험보다 안정을 좇아가다 보면, 기껏해야 본연의 자아와 무관한 보통의 나를 만나게 된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은 그런 안온하지만 공허한 삶을 뛰쳐나온 여자 세명이 여성들에게 보내는 ‘모험으로의 초대장’이다. 하늬·지영·명해가 2021년부터 여성들의 아웃도어 커뮤니티 ‘WBC(여성들의 베이스캠프)’를 꾸려온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왜 여자가, 모험을, 함께 해야 하는지 궁금한데, 저자들은 개인사와 캠핑 체험기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며 다정하게 질문에 답한다.
먼저 ‘왜 모험을 떠나는가.’ 세상의 틀에 아무리 나를 끼워 맞춰도 나와 맞는 세계는 좀체 나타나지 않는다. 발이 땅에서 붕 떠 있는 느낌, WBC는 나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공허함이 두려운 여성들을 두드린다. 책은 일관되게 ‘본연의 나를 마주하는 모험’을 강조하는데, 자연은 그 일을 수월하게 만든다. 대자연을 경험하고 나면 몸의 본래 감각이 살아나고,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진짜 나’와 연결된다. 말하자면 모험은 자연으로 들어가는 일이자, 본연의 나를 찾는 여행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여자여야 하는가.’ 캠핑이라는 단어에선 남자들이 무거운 장비를 들고,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는 장면이 떠오른다. WBC는 남성 중심적인 캠핑 문화를 탈피해, 여자들이 마음 놓고 떠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꿈꾼다. 강한 사람이 보호해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약한 존재들이 서로를 돌보는 ‘약한 것의 연대’다. 하지만 거창한 말은 차치하고, 저자들은 “자연으로 같이 떠날 여자 친구들이 필요해서” 판을 깔았다고 말한다.
끝으로 ‘왜 함께여야 하는가.’ 한 참가자는 “인생을 주체적으로 모험하는 여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난 건 처음”이고 “그때 받은 영감과 자극이 일상을 바꿨다”고 말한다. 또 모험을 통해 자신에게 단단히 뿌리내린 사람은 경쟁에서 탈피해 무해하고 다정하다. 이 느슨하지만 든든한 안전지대, 그 안에서 더 많은 여자들이 “두려움을 따르라”는 WBC의 슬로건처럼 모험을 떠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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