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926년 무성영화 ‘아리랑’ 원본 스틸사진 처음 발굴
필름과 원본 스틸 모두 사라져
김연갑 아리랑 연구가가 입수

초기 한국 영화사 최고의 걸작이자 대표적인 항일 민족주의 영화로 평가받는 1926년 무성영화 ‘아리랑’의 원본 스틸 사진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아리랑’은 1952년 이후 필름이 모두 사라졌으며, 원본이 아닌 스틸 사진만 10종 남아 있을 뿐이었다. 스틸 사진은 영화를 제작할 때 홍보를 위해 촬영하는 정지 사진으로 당시 언론사 배포용으로 소량만 인화한 것이다.
아리랑 연구가인 김연갑 ‘영화 아리랑 개봉 100년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은 최근 한 수집가로부터 입수한 현존 유일의 ‘아리랑’ 원본 스틸 사진을 24일 본지에 공개했다.
이 사진은 1926년 9월 19일 자 동아일보에 실린 사진의 원본이다. 당시 인쇄 기술의 한계 때문에 그동안 화질이 좋지 않은 사진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3·1 운동에 참가했다가 일제로부터 고문을 받은 뒤 미쳐서 고향에 돌아온 주인공 영진(나운규)이 여동생 영희(신일선)로부터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장면이다.
춘사 나운규(1902~1937)가 감독·원작·각색·주연과 주제가 작사를 맡은 영화 ‘아리랑’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로 끝나는 주제가가 이후 전국적인 민요가 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조선 민중을 상징하는 주인공이 친일파 지주의 하수인을 응징하는 줄거리가 일제 치하 관객들의 울분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필름이 일제 말기 군수품으로 수거되고 해방 이후엔 은(銀) 추출을 위해 소각되는 와중에 자취를 감췄다. 1952년 대구에서 상영한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김연갑 위원장은 “필름 한 조각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리랑’의 원본 스틸 사진은 무척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아리랑’의 복사본 스틸 사진 한 장을 잡지 ‘삼천리’ 1941년 6월호에서 새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아래엔 ‘羅雲奎監督(나운규 감독)「아리랑」羅雲奎·申一仙主演(나운규·신일선 주연)’이라고 인쇄돼 있다. ‘삼천리’의 같은 호에선 나운규의 얼굴 사진도 발굴됐는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나운규의 사진 16종 중 분장을 하지 않은 유일한 맨얼굴 사진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만물상] ‘핫플’ 된 남대문 시장
- 한국행정학회 전문가들 “미래대응기금, 국회 통제권 강화해야...세수 추계 독립성 보장도 필요
- 보이스피싱에 악용된 유심... 경찰, 유심칩 사고판 111명 검거
- “수도권 일극 맞설 성장축”… 영호남 뭉쳐 ‘남해안 특별법’ 촉구
- 고려아연, 3분기 매출 6조 돌파에도 영업익 급감 ‘어닝쇼크’
- 尹 2심도 ‘李 유죄’ 판례 적용해 징역형 집유
- ‘조직적 불법 선거운동’ 신용한 충북지사 측근들, 구속 면했다
- 다우·CJ컨소시엄, 5200억 규모 중앙일보 신주 인수 계약 체결
- 랩 가사로 연설하던 제프리스, 美 첫 흑인 하원의장 유력
- 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됐다… 조원태 측에 0.11%포인트 앞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