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정부 겨냥 수사·감사' 악순환 끊는다... 대통령실, 직권남용죄 손보기로

이성택 2025. 7. 2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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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전 정권에 대한 먼지떨기식 수사 도구로 남용됐던 형법상 직권남용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직권남용죄는 전 정부 수사에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이들 과제 중 당장 법 개정이나 예산 편성이 필요 없는 직권남용죄 신중 수사와 정책감사 폐지, 당직제도 전면 개편, 포상 확대는 앞으로 100일 안에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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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공직사회, 복지부동 아닌 낙지부동"
민원·재난·안전 공무원 대상 처우 개선 나서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4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대통령실이 전 정권에 대한 먼지떨기식 수사 도구로 남용됐던 형법상 직권남용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감사원의 과도한 정책 감사도 제한하기로 했다.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공직 사회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가 바뀌고 나면 합리적이고 꼭 필요한 행정 집행도 과도한 정책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되는 일이 빈번했다""그로 인해 공직사회가 복지부동하거나 소극적 태도를 견지하곤 했는데, 이제 이런 악순환을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직권남용 등 처벌이 무서워 소극적 행정을 하는 공직사회 분위기에 대해선 "요즘은 복지부동이 아니라 낙지부동이라고, (낙지처럼) 붙어서 아예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윤석열의 칼' 직권남용죄 손질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직권남용법 개정 추진을 비롯한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직권남용 수사를 신중하게 하고 직권남용죄가 남용되지 않도록 법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때'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다. 사문화된 조항이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의 적폐 청산에 활용됐다. 당시 검찰에서 적폐 청산을 주도한 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그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직권남용죄로 처벌 받았다. 반면 '사법농단' 사건처럼 직권남용으로 기소했다가 줄줄이 무죄 판결이 난 사례도 적지 않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직권남용죄는 전 정부 수사에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윤 정부 검찰은 △통계조작 의혹 △원전 폐쇄 의혹 △사드 기밀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문 정부 인사 수십 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12·3 불법계엄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며 직권남용을 관련 혐의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봉욱 민정수석은 브리핑에서 '직권남용죄 개정시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법 개정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표적 감사' 논란 감사원 정책 감사도 제동

감사원의 정책 감사에도 제동을 건다. 강 실장은 "그동안 정부가 교체되고 나면, 이전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감사와 수사로 공직사회가 위축되고 경직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 정부에선 유병호 감사위원(전 사무총장) 주도로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정책 감사를 몰아붙여 '표적 감사'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이 밖에 △민원·재난 안전 업무 담당 공무원과 군 초급간부 처우 개선 △정부 당직제도 전면 개편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포상과 승진 △공무원에 대한 인공지능(AI) 교육 강화 등도 추진된다. 이들 과제 중 당장 법 개정이나 예산 편성이 필요 없는 직권남용죄 신중 수사와 정책감사 폐지, 당직제도 전면 개편, 포상 확대는 앞으로 100일 안에 추진하기로 했다. 성과 관리를 위해 민정수석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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