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민 시인이 한국을 위해 쓴 시 '뒤처진 새'

권영은 2025. 7. 2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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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몸과 같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책이 뭐길래, 어떤 사람들은 집의 방 한 칸을 통째로 책에 내어주는 걸까요.

그의 독일어 시집에는 없는, 쿤체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새로 지은 시다.

이 시가 수록된 쿤체의 시전집 '시'는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꼽은 '단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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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쿤체 시전집 '시'
편집자주
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몸과 같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책이 뭐길래, 어떤 사람들은 집의 방 한 칸을 통째로 책에 내어주는 걸까요. 서재가 품은 한 사람의 우주에 빠져 들어가 봅니다.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독일 시인 라이너 쿤체의 '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독일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라이너 쿤체(92)가 쓴 시 '뒤처진 새'다. 그의 독일어 시집에는 없는, 쿤체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새로 지은 시다. 이 시가 수록된 쿤체의 시전집 '시'는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꼽은 '단 한 권의 책'. 전 명예교수는 "요즘 세상에 시인이 누가 있느냐고 물으면 얼른 '쿤체 시인이 있죠'라고 답할 것"이라며 "인간의 불의와 폭력에 저항하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하고 깊은 눈길을 가진 시를 쓰기 위해 태어난,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했다.

1933년 동독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쿤체는 1976년 동독작가연맹에서 추방됐다. 당시 그가 썼던 저항시들에 대해 전 명예교수는 "강성의 프로파간다 언어가 난무하는 곳에서 이 낮은 목소리의 시는 지식인들 집에 저항의 표지로 걸려 있었을 만큼 공명이 컸다"고 평했다.

760쪽 분량의 책이 부담스럽다면 그의 주요 시를 추려 엮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 '은엉겅퀴'로 먼저 접하는 것도 방법.

시·라이너 쿤체 지음·전영애 박세인 옮김·봄날의책 발행·760쪽·3만2,000원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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