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가장 위험한 맹신자는 권력 편의 맹신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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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전학자 겸 진화생물학자 존 버든 샌더슨 홀데인(J.B.S. Haldane, 1892~1964)은 20세기 초 수많은 유럽 지식인들처럼 사회주의 이념을 좇으며 미래를 낙관했고, 20세기 중반 스탈린 치하 소비에트의 야만을 지켜보며 다수가 등돌릴 때에도 완강하게 신념을 고수했다.
미국 철학자 에릭 호퍼(Eric Hoffer, 1925.7.25~ 1983.5.21)가 1951년 책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의 마지막 장 마지막 단락에서 그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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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전학자 겸 진화생물학자 존 버든 샌더슨 홀데인(J.B.S. Haldane, 1892~1964)은 20세기 초 수많은 유럽 지식인들처럼 사회주의 이념을 좇으며 미래를 낙관했고, 20세기 중반 스탈린 치하 소비에트의 야만을 지켜보며 다수가 등돌릴 때에도 완강하게 신념을 고수했다. 자본주의와 불평등을 비판하는 여러 편의 에세이와 책을 남기기도 했다.
미국 철학자 에릭 호퍼(Eric Hoffer, 1925.7.25~ 1983.5.21)가 1951년 책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의 마지막 장 마지막 단락에서 그를 언급했다. “J.B.S 홀데인은 기원전 3000년과 서기 14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4대 발명품으로 광신주의를 꼽는다. 광신주의는 유대기독교의 발명품이었다. 세계가 이 영혼의 질병을 얻으면서 사회와 국가를 죽음에서 일으키는 기적의 도구-부활의 도구-도 함께 얻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무신론자 홀데인은 일신교(유대기독교)를 광신주의의 뿌리라 여겼다. 인류학자 스콧 애트런(Scott Atran)의 말처럼 이전 인류는 “수없이 많은 다른 것들을 하나의 비둘기집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종교가 들려주는 구원의 약속은 불가능한 만큼 유혹적인 대의다. 호퍼 역시 자칭 무신론자였지만 그는 종교에 순기능(의 가능성)이 있다고 여긴 모양이다.
2차대전의 야만과 스탈린 치하의 소비에트를 지켜보며 쓴 책이지만, 호퍼는 책 제목처럼 ‘true believer(진정한 신념가)’란 말을 가치중립적으로, 다시 말해 긍정-부정의 균형을 애써 유지하며 썼다. 하지만 ‘맹신자들’이란 번역어 역시 타당하다. 각질의 신념은, 거의 늘 회의주의를 짓밟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맹신자는 권력 편의 맹신자들, 권력을 쥔 맹신자들이다. 우리는 호퍼보다 50년 더 그들의 횡포를 경험해왔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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