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의 ‘두번째 금메달’ 청동투구… 그 보물을 만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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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1912∼2002). 그는 우승 부상인 '그리스 청동 투구'(보물)를 꼬박 50년 뒤에야 받았다.
당시 손 선수는 "금메달을 두 번 받는 기분이다. 하나는 당시의 금메달이요, 또 한번은 오늘 이 청동 투구"라고 소회를 밝혔다.
베를린 올림픽 당시 그리스의 한 신문사가 마라톤 우승자를 위한 부상으로 내놓았으나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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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보도 계기로 50년 뒤에야 전달
중앙박물관 광복 80주년 특별전
‘Korean 손긔졍’ 엽서도 첫 공개

그가 뒤늦게 받았던 청동 투구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코린토스에서 제작됐다. 올림픽 제전 때 승리를 기원하면서 신에게 바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오묘한 청록빛, 잘록하게 들어갔다가 유연하게 빠지는 모양새 등이 예사롭지 않다.
베를린 올림픽 당시 그리스의 한 신문사가 마라톤 우승자를 위한 부상으로 내놓았으나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손 선수는 수십 년 뒤 투구를 받고서 “1976년 동아일보의 (투구 이야기) 보도를 본 재독 교포 노수웅 씨가 베를린 박물관들을 뒤진 끝에 찾아내 알려준 덕분에 반환 노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청동 투구를 25일 개막하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전시에선 손기정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과 월계관, 우승을 보도한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18건이 전시된다. 박물관 측은 “금메달과 월계관, 우승 상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념 특별전 이후 14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광복을 9년 앞둔 1936년 8월 15일, 손 선수가 한 외국인에게 ‘Korean 손긔졍’이라고 서명해 줬던 엽서도 처음 공개된다. 스포츠 관련 유물을 수집하는 허진도 씨가 1970년대 유럽의 한 경매에서 낙찰받은 엽서다. 권혜은 학예연구사는 “손 선수의 자서전에 따르면 손 선수는 자신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국 사람들에게 한글로 서명을 해줬다”고 했다.
전시는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일장기를 달고 달려야 했으나 조국을 품고 시상대에 올랐던 손 선수와 그 이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우리 마라톤 선수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손 선수는 1947년 제51회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에는 태극기를 달고 감독으로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서윤복 선수(1923∼2017)에게 “너는 조국을 위해 달릴 수 있다는 자긍심이 있다”고 격려한 이야기도 유명하다. 전시에선 그의 이런 여정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한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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