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다르다” 논란에도 1위… 300억 들인 ‘전독시’, 극장가 흔들다

올여름 극장가 화제와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이 23일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1위(12만7431명)에 올랐다. 원작은 누적 조회 3억회에 달하는 인기 웹소설. 그저 그런 대학을 나와 계약직으로 일하는 주인공이 위로 삼아 읽던 웹소설이 현실로 벌어지면서 판타지 액션이 펼쳐진다. 주연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목소리 배우(진우 역) 안효섭과 9년 만에 영화로 돌아온 이민호. 블랙핑크의 지수도 가세했다. 높은 화제성과 열정적 팬덤의 존재는 양날의 검이다. 예고편만 보고도 “캐릭터 디자인이 저게 뭐냐” “왜 칼이 아니라 총을 들었느냐” 등 날 선 지적이 잇따르고 “애초에 영화로 만들어선 안 됐다”는 단정적 비판도 나왔다.

그런데도 1위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 봤을 때 감상에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르고 봤을 때 빠져들기 더 쉽다. 빠르게 전개되는 판타지의 보폭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클라이맥스다. 영화적 각색은 과감하되 원작의 주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선택됐다. 원작자 싱숑도 24일 공개된 일문일답에서 “원작 독자분들께는 색다른 시선으로 ‘전지적 독자 시점’을 다시 읽는 경험으로, 처음 이 세계관을 접하는 관객분들께는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적 경험으로 이 영화가 기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원작의 주제 의식은 공유하면서 풀어내는 방식을 달리했다.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소설의 결말에 “전 동의 못 하겠다”며 맞서는 주인공 김독자는 자기 극복과 연대를 상징한다. ‘전독시’의 김병우 감독은 전작인 ‘PMC 더 벙커’(2018)에서도 “나 혼자서 안 나가, 이 지옥을 뚫고 다 같이 살아서 나갈 거야”라며 공존을 강조했다. 최근 만난 김 감독에게 ‘전독시’ 논란에 대한 답을 들었다.
-개봉 전부터 일부 팬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저도 일본 만화 ‘원피스’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될 때 비분강개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것대로 장점이 있더라. 영화적 특색을 살리도록 최선을 다했다.”
-영화로 옮겨 오며 어떤 점에 중점을 뒀나.
“연재물은 꾸준히 이어지는 산맥이고, 영화는 각이 서야 할 뾰족한 화산이다. 2시간 안에 기승전결 만족을 주도록 시나리오를 썼다.”
-등장인물을 후원하는 배후성 설정을 왜 없앴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없앤 게 아니라 이야기 순서상 이번 영화에서 아직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편을 만들 수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마지막 괴수 대결이 지나치게 게임 보는 것 같다는 비판도 있다.
“괴수가 개성 강한 캐릭터가 되지 않도록 일부러 눈도 그려 넣지 않았다. 거대한 산처럼, 대립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비쳐서 인물이 더 주목받게 하고 싶었다.”
‘전독시’는 판타지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됐지? 어쩌다 인간들이 이런 벌을 받게 됐지?” 그 답변을 등장인물들이 운명을 걸고 풀어낸다. 그렇다고 마냥 무겁게 흐르지 않는다. 애초에 온몸으로 불을 뿜은 화룡과 한강을 유영하는 어룡이 등장하는 비현실적 세계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안효섭의 발견도 반갑다. 자칫 어색할 법한 대사와 난도 높은 액션을 준수하게 소화했다. 블랙핑크의 지수는 배우 김지수가 되려면 피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전독시’의 결말은 후속 편의 여지를 뒀다. 김 감독은 “관객의 반응에 달렸다”고 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
부부 작가 싱숑이 쓴 판타지 웹소설. 2018년부터 3년간 연재해 551화로 완결됐다.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이 애독하던 웹소설 속 사건이 현실에서 똑같이 벌어지자 멸망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려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 누적 조회 3억회에 달하는 높은 인기에 2020년 5월부터 웹툰으로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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