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힘있게, 아내는 섬세하게… 피아니스트 부부 신혼 연주회
내일 평창대관령음악제 한 무대에

남편은 부소니 콩쿠르 준우승자, 아내는 몬트리올 콩쿠르 우승자. 한국 음악계에 ‘스타 피아니스트 커플’이 탄생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피아니스트 원재연(37)·김수연(31) 부부가 주인공이다. 이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란히 한 무대에 선다. 26일 강원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20세기 헝가리 작곡가 버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를 함께 연주하는 것이다. 그동안 잘츠부르크·뮌헨 등 유럽에서 호흡을 맞춘 적은 적지 않았지만, 이들 부부가 국내 무대에서 함께 연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에는 각자 피아노 독주와 실내악도 들려준다.
이들의 스승 역시 피아니스트 강충모(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혜전(숙명여대 교수) 부부다. 자연스럽게 처음엔 피아니스트 선후배로 만났다. 2010년 콩쿠르 참가를 준비 중이던 김수연이 결선곡으로 점찍었던 라벨 협주곡을 함께 연습할 반주자가 필요했다. 스승 강 교수의 호출을 받고서 원씨가 반주자로 불려나왔다. “여섯 살 연상의 쟁쟁한 선배가 반주를 해준다는 사실에 내심 어려웠다”는 게 김수연이 받았던 첫인상이었다.
그때부터 장밋빛 로맨스가 시작됐을 것 같지만 웬걸. 3년간 ‘깜깜무소식’이었다. 이들이 재상봉한 건 2013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이었다. 모차르트 사후인 19세기에 설립된 명문 음악원. 남편 원씨는 최고 연주자 과정, 아내 김씨는 학부 입학을 위해서 왔다가 시험장에서 다시 만났다. 그 뒤 이 음악원에서 같은 스승 아래서 함께 유학 생활을 했고, 2년 뒤부터 교제하기 시작했다. 원씨가 2017년 부소니 콩쿠르 준우승, 김씨가 2021년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원씨는 “홀로 연주하고 밥 먹고 이동하는 피아니스트는 무척 외로운 ‘직업’인데 서로의 연주를 들어주고 함께 연습한 시간들이 소중한 추억이 됐다”고 했다.
동종(同種) 직군 종사자라고 하지만 성격은 딴판이다. 남편은 외향적이고 즉흥성을 중시하지만, 아내는 내향적이고 계획적이다. 남편은 손아귀의 악력(握力)이 좋다면, 아내는 유연한 운지(運指)가 장점이다. 김수연씨가 “정교하고 세밀한 해석”을 즐긴다면, 남편 원씨는 “감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소중히 여긴다. 이들은 “서로의 연주를 듣고 대화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고민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두 배로 커질 적도 있다”며 웃었다. ‘닮은 듯 다른’ 이들의 말을 듣고 있으니 ‘결혼 생활’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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