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생각의 차이가 만든 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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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이 병에서 원통으로 환원시켰다면 나는 원통에서 병으로 환원시키겠다." 피카소만큼 유명하진 않았지만, 입체파의 후기 경향을 선도했던 스페인 화가 후안 그리스의 말이다.
이 말이 입체파의 또 다른 특징을 만들어냈고 이후의 미술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세잔은 모든 사물을 원통, 원추, 구로 환원하여 나타내서 그림의 입체적 구조를 살리려 했고, 이 방법을 한층 더 심화시켜 초기 입체파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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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이 병에서 원통으로 환원시켰다면 나는 원통에서 병으로 환원시키겠다.” 피카소만큼 유명하진 않았지만, 입체파의 후기 경향을 선도했던 스페인 화가 후안 그리스의 말이다. 이 말이 입체파의 또 다른 특징을 만들어냈고 이후의 미술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선 블라인드’가 그 예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선 블라인드와 책상의 부분적인 형태가 있고, 신문 표제어가 보인다. 가운데에 있는 꺾인 파란색 면은 단지 기하학적인 형태일 뿐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림 안의 모든 것이 실제의 사물을 근거로 하기보다 기하학적인 형태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그가 의도한 것은 이런 기하학적 형태들로 선 블라인드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아침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을 계기로 예술가들은 좀 더 자유로워졌고 그들을 구속했던 다른 한계들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었다. 한 가지 예로 다양한 일상 사물을 물감처럼 그림의 매체로 사용하게 된 것을 들 수 있다. 신문지 조각이 그림의 구성 요소로 사용된 점이 피카소에게 영향을 미쳤고 색 면만으로도 미술작품이 된다는 생각이 추상화의 탄생과 유행으로 이어졌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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