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요동친다…‘위고비 대항마’ 마운자로 내달 국내 출시

왕해나 기자(wang.haena@mk.co.kr) 2025. 7. 2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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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릴리, 내달 중순 출시
위고비 점유율 73% 시장에
마운자로 가격 경쟁력 승부수
체중 감소율 마운자로가 높고
위고비는 심혈관 질환에 효과
“일단 가격이 더 싸고, 체중 감량 효과도 좋다고 해서 기대 중이에요. 위고비도 맞아봤으니 효과를 직접 비교해볼 수 있겠죠.”

1년 가까이 한국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온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다음달 중순 국내 출시를 확정했다.

한국릴리는 초기 투여용량(2.5㎎)을 위고비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비급여 시장에서 두 약물 간 직접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의료진과 소비자 모두 처방 선택의 기준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한국릴리는 자사 GIP·GLP-1 이중 작용 주사제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2.5㎎, 5㎎)를 성인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8월 중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마운자로는 현재까지 유일한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이중 효능제다.

주 1회 투여로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농도 감소 등을 통해 음식 섭취 감소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지난해 7월 비만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제형 허가 지연 및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시판은 1년가량 미뤄졌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위고비가 주도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의 점유율은 73%에 달한다. 마운자로는 출시가 약 10개월 늦어진 후발 주자여서 가격 경쟁력과 유통 접근성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치열하게 맞붙었다. 마운자로는 미국 시장 출시가 2년이나 늦었음에도 올 1분기 기준 3조1500억원으로 위고비 매출(3조6800억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위고비가 미국에 출시된 것은 2021년, 마운자로는 2023년이다.

서울시내 병원과 약국에 체중관리 관련 안내판이 적혀있다. [이충우기자]
체중 감량 효과 측면에서는 마운자로가 위고비를 다소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를 직접 비교한 글로벌 임상 3상(SURMOUNT-5)에 따르면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체중 감소율 20.2%, 허리둘레 18.4㎝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위고비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13.7%)과 허리둘레 감소치(13.0㎝)보다 각각 47%, 5.4㎝ 높은 수치다.

체중 감량 또한 평균 22.8㎏으로 위고비(15㎏)를 앞섰다. 다만 대용량 위고비(7.2㎎)를 투여한 최근 3b상(STEP-UP 연구)에서는 평균 20.7%의 체중 감소율이 보고되기도 했다.

적응증 범위에서는 위고비가 앞서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3월 위고비에 대해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비만·과체중 성인 환자의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20% 낮춘다는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MASH(대사성 지방간염) 영역에서도 간 섬유화 및 염증 개선 효과가 임상에서 입증되며 품목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마운자로는 아직 관련 적응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 3상(SUMMIT) 연구에서 심부전 합병증 위험을 38% 줄이는 결과가 나오며 심혈관·간 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초기 투여 용량인 2.5㎎ 제품을 위고비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지 용량(5㎎ 이상)은 위고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운자로의 국내 가격은 미공개이지만, 위고비는 현재 비급여로 1펜(2.4㎎ 기준)당 40만~60만원에 형성돼 있다.

미국에서는 마운자로의 월평균 가격이 1080달러(약 150만원)로, 위고비의 1349달러(약 185만원)보다 250달러가량 저렴하다. 유럽에서도 위고비는 프랑스, 독일 등에서 월 250~350유로(약 31만1750~4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마운자로(2.5㎎ 기준)는 이보다 저렴한 215~300유로(약 36만2500~50만7500원)에 공급되고 있다.

유통 구조도 다르다. 위고비는 쥴릭파마가 전국 유통 총괄을 맡고 블루엠텍 등 일부 도매업체를 통해 병의원에 공급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기존에 릴리와 거래 중인 백제약품, 동원약품 등 40~50개 도매사를 통해 전국에 공급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제품 모두 비급여로 판매되는 만큼 마케팅과 유통망의 접근성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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